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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대병원 필리핀 빈민촌 심장병 어린이에 ‘새 삶’

정정호 기자
입력일 2014-07-23 수정일 2014-07-23 발행일 2014-07-27 제 2905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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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빠야따스 지역 해외의료봉사 중 시술 결정
비자·항공권 발권 등 행정 절차 비용까지 지원
엘라메양과 어머니 마리프씨가 의료원장 최경환 신부(왼쪽 세 번째)를 비롯한 병원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병원장 이동국, 이하 대구가대병원)이 심장병을 앓고 있는 필리핀 빈민촌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 선사했다.

대구가대병원은 8~16일 선천성 심장질환인 동맥관개존증을 앓고 있는 필리핀 빠야따스 지역 엘라메(10)양을 초청, 무료 심장병 시술을 진행했다. 동맥관개존증은 태아 때 대동맥과 폐동맥을 연결하던 동맥관이 출생 후에도 닫히지 않고 열려있는 증상을 말한다. 의료진은 9일 오전 검사를 통해 시술을 결정한 후 10일 경피적 동맥관개존폐쇄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번 초청 시술은 지난 1월 필리핀 빠야따스 지역 해외의료봉사 기간 중에 심장병 어린이 시술을 결정하면서 이뤄졌다. 당시 엘라메양은 출생신고조차 돼 있지 않아, 비자 및 여권 신청, 항공권 발권 등 까다로운 행정적 절차를 거쳐야 했고, 이로 인해 준비기간에 6개월이 소요됐다. 비용 전액은 병원 측에서 부담했다.

엘라메양의 어머니 마리프씨는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해주신 의료진에 감사하다”며 “한국의 질 높은 의료서비스와 환자를 대하는 의료진들 태도에서 더욱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엘라메양과 마리프씨는 시술 후 놀이동산을 비롯한 문화체험을 하며 한국에서 좋은 추억도 만들고 돌아갔다. 특별히 15일에는 대구대교구청을 방문, 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를 예방하고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조 대주교는 일행을 축복하고 엘라메양을 위해 직접 마련한 선물을 전달하기도 했다.

한편 필리핀 빠야따스 지역은 마닐라 인근 쓰레기 매립지 빈민촌으로, 위생상태가 좋지 않아 주민 대다수가 결핵을 앓고 있고 병균이나 감염에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이에 대구가대병원은 2년마다 의료봉사단을 파견하며 사랑을 전하고 있다. 병원은 앞으로도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국내외 환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의료봉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