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윤민구 신부, “「성교요지」 등 5권, 개신교 성경 베낀 것” 의견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4-07-08 수정일 2014-07-08 발행일 2014-07-13 제 2903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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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한국천주교회사의 쟁점 연구」서 주장
초기 한국천주교회사 연구 중 이벽 등 관련 문헌 ‘위작’ 확인  
“20세기 개신교 용어 사용 오류”
오는 19일 진위 검증할 계획
윤민구 신부가 「초기 한국천주교회사의 쟁점 연구」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윤 신부는 「성교요지」 등 초기 한국천주교회사 문헌 일부가 위작이라고 주장, 추후 진위 여부를 검증하기로 했다.
윤민구 신부(수원교구 손골성지 전담)가 한국천주교회사에서 권위를 인정받아 온 문헌인 「성교요지」, 「십계명가」, 「만천유고」, 「이벽전」, 「유한당 언행실록」이 모두 위작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윤민구 신부는 최근 펴낸 「초기 한국천주교회사의 쟁점 연구」(474쪽/3만 원/국학자료원)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이 책에는 ‘성교요지/십계명가/만천유고/이벽전/유한당 언행실록은 사기다’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윤 신부는 책이 발간되자마자 책 내용에 대한 관심과 논란이 일자 19일 오후 2시 한국교회사연구소 연구발표회 자리를 통해 공개 발표와 토론을 하기로 했다.

윤 신부는 고문헌 수집가 고 김양선 목사(1907~1970)가 1967년 7월 21일 숭실대학교 부속 한국기독교박물관에 기증한 자료에 이벽(요한 세례자, 1754~1785)과 이승훈(베드로, 1756~1801)에 관련된 초기 한국천주교회사 자료가 포함돼 있다고 알려진 후 “‘사료비판’ 없이 진본으로 받아들인 당시 교회사 연구자들로부터 문제가 시작돼 이후 가짜가 진짜인 양 대접받고 가짜가 또 다른 가짜를 낳는 악순환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윤 신부는 본래 6개월의 집필기간을 예정하고 「초기 한국천주교회사의 쟁점 연구」를 낼 계획이었다가 「성교요지」등이 위작이라는, 예상하지 못한 증거들이 끊임없이 드러나면서 3년 만에 책을 내게 됐다고 소개했다.

윤 신부는 “1977년 공동번역성서가 나오기 전까지 가톨릭에서 쓰인 적이 없는 ‘노아의 방주’, ‘감람’, ‘유태’ 등의 개신교회 용어가 「성교요지」에 등장한다는 것은 「성교요지」는 가톨릭 신자가 쓴 글이 아니라는 확실한 증거”라며 “김양선 목사가 가톨릭 관련 자료를 기증했다는 소식이 처음 전해졌을 때 고 주재용 신부가 ‘진위 확인 없이 믿으면 안 된다’는 취지의 일갈을 왜 했는지 당시 교회사가들이 귀담아 들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윤 신부는 계속해 “「성교요지」를 이벽이 썼다는 문헌적 근거도 없을뿐더러 ‘예수님이 헤어진 주머니를 삼베로 깁게 했다’는 등 가장 기본적인 성경 내용이나 예수님의 활동과 전혀 안 맞는 서술이 상당수여서 개신교 신자도 아닌 사람이 개신교 성경을 대충 훑어보고 엮어서 썼거나 주워들은 이야기를 얼기설기 쓴 글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윤 신부는 「성교요지」가 위작이라고 논증한 같은 방식으로 「십계명가」, 「만천유고」, 「이벽전」, 「유한당 언행실록」도 역시 위작임을 「초기 한국천주교회사의 쟁점 연구」에서 소상히 밝히고 있다.

윤 신부가 제기한 「성교요지」 등의 위작 주장은 그에 관한 반대 견해도 존재해 19일 한국교회사연구소 공개발표회를 시작으로 검증을 거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지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