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H

[조재연 신부의 청사진] (17) 아시아교회 청소년사목의 흐름 ①

조재연 신부
입력일 2014-04-15 수정일 2014-04-15 발행일 2014-04-20 제 2891호 10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아시아 현실 변화 주체로 ‘젊은이’ 주목
지금까지 북미와 남미의 청소년사목 흐름이 한국교회에 시사하는 바를 살펴봤다. 청소년사목의 궁극적인 비전을 교회의 복음화 사명으로 재확인하며, 청소년사목이란 특수 분야가 아니라 교회 전체가 함께 하는 사목임을 강조하는 미국교회의 통합적 접근. 대륙 교회 전체의 비전인 ‘사랑의 문명’을 건설해나갈 일꾼들을 조직적으로 양성함으로써 교회 및 사회의 지속적인 변혁을 일궈나가는 라틴아메리카 청소년사목. 물론 성공사례만 있었던 것은 아니겠으나, 이들 교회의 역사와 체험은 한국교회가 성찰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

하지만 미 대륙의 환경은 분명 한국과 같지 않다.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시사점을 찾기 위해서는 우리가 속한 아시아 대륙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아시아교회의 경우 라틴아메리카처럼 청소년사목 전체를 아우르는 지침서 발간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아시아주교회의(이하 FABC) 정기총회에서 청소년·청년에 관한 주제는 계속해서 중요 안건으로 다뤄져 왔다. 아시아교회가 본격적으로 전 대륙 차원의 사목적 논의를 시작했던 1970년 제1차 아시아주교회의에서 주교단은 대륙 인구의 60% 가량이 25세 이하이므로 아시아는 ‘젊은이의 대륙’이라고 봤다.

주교단은 바로 이 젊은이들이 아시아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가난과 무지, 억압, 다문화, 다종교 상황의 영향을 그대로 받으며 어려움을 겪지만, 또한 그 현실을 직접 살아내며 변화와 발전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점을 성찰했다. 그리고 그들의 젊은 열정과 교회에 대한 기여를 인정하면서, 아시아교회는 대륙의 현실에 육화하는 ‘가난한 이들의 교회’이자 청소년·청년을 받아들이고 신뢰하는 ‘젊은이들의 교회’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아시아교회는 젊은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들의 주도적인 움직임을 통해 아시아의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신뢰하고 있다. 1997년 ‘청소년에 관한 평신도사도직 주교 연수회’ 최종선언문에 표현된 바대로 젊은이들은 “미래의 희망일 뿐만 아니라 현재 교회의 중요한 주역”이므로, 그들의 역할이 중요함을 인지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복음화에 있어 그들의 주체적인 역량을 꾸준히 양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2007년 청소년에 관한 평신도 사도직 주교 연수회(Bishops’ Institute for Lay Apostolate on Youth)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www.fabc.org

인간 세상에 강생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아시아의 현실에 육화, 토착화할 것을 지향하는 아시아교회는 대륙의 다양성을 받아들여 ‘공동체적 일치’를 이루는 것을 중시하고, 그 친교와 일치를 이루기 위한 대화와 협력, 더 넓은 교회와의 연대를 강조하는데, 이는 아시아 청소년사목의 흐름에 그대로 계승되는 가치들이다. FABC는 1990년 아시아 각 국가 간의 소통과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대륙 교회의 청소년사목을 담당하는 공식 기구인 ‘청소년사목위원회’를 가정·평신도국 내에 설치했다. 비록 이 위원회를 구심점으로 대륙 전체의 체계적 조직화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으나, 이 기구를 통해 각 국가 단위의 청소년사목 담당국 및 청소년·청년 사목자들이 대화하고 협력함으로써 다양성 안에서의 일치를 이룰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된 셈이다. 특히 FABC 청소년사목위원회에서 주관하고 개최 교구가 적극 협력해 아시아 청소년·청년과 사목자들을 초대하는 ‘아시아청년대회’ 그리고 ‘세계청년대회’ 기간의 ‘아시아청년모임’ 등은 아시아교회 복음화에 필수적인 가치들, 즉 공동체적 친교와 일치, 대화, 상호교류와 연대를 직접 체험하고 또 실천할 수 있는 장이다.

(다음 호에 계속)

조재연 신부는 서울대교구 무악재본당 주임으로 사목하고 있으며, 햇살청소년사목센터 소장, 아시아 주교회의연합회 청소년사목위원회 전문위원, 한국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조재연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