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인터뷰] 생활성가 음반 ‘당신께로 가는 길’ 낸 나정신 씨

이지연 기자
입력일 2014-04-15 수정일 2014-04-15 발행일 2014-04-20 제 2891호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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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푸아뉴기니 선교가 신앙 멜로디로
25일 서울 CY씨어터에서 발매 공연
수익금은 파푸아뉴기니 선교에 사용
또 다른 봉사 계획 … “다시 기적 꿈 꿔”
나정신씨 앨범 표지.
“생활성가 가수가 주님께 가는 길은 혼자 애쓰며 가는 고난의 길이 아니라 함께 손을 맞잡고 가는 여정임을 깨달았어요. 이렇게 함께 가는 길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삶인지 마음에 담을 수 있었어요.”

2011년은 생활성가 가수 나정신(체칠리아)씨에게는 특별한 한 해였다. 언어와 인종, 기후와 문화가 전혀 다른 남태평양의 작은 섬 파푸아뉴기니에서 만난 소녀들과 이룬 작은 기적은 그에게 큰 깨달음을 줬다. 생활성가 가수로서 과연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에 종지부를 찍고, 이 길 위에서 많은 이들과 함께하고 갈등을 겪지만 그 끝에는 사랑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몸으로 체득했다.

나씨는 파푸아뉴기니에서 9개월 간 머물면서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가 운영하는 ‘까리따스 기술고등학교’ 여학생들에게 음악을 가르쳤다. 처음에는 낯선 곳과 낯선 사람에 대한 설렘으로 가득했지만 곧 문화적 차이로 아이들과 갈등을 빚었다.

“자유분방한 아이들을 통제하는 일이 어려웠어요. 노래 연습을 하다가 갑자기 멍하니 있기에 뭐하나 했더니 창밖으로 노을 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더라고요. 그렇게 아이들의 정서를 느끼면서 서서히 마음이 열렸어요.”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지는 법이었다. 갈등이 있은 후 나씨와 아이들의 관계는 더욱 끈끈해 졌다. ‘음악’은 이들에게 좋은 다리 역할을 했다. 자연스럽게 하모니를 이뤘고, 전교생 앞에 서도 부끄럽지 않은 합창단이 만들어졌다.

“아이들과 두 차례의 공연을 했는데, 공연을 마쳤을 때의 성취감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어요. 이게 바로 기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아이들에게 낯선 사람과 함께한 기억이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한국으로 돌아온 지 3년, SNS를 통해 여전히 아이들과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는 나씨는 최근 파푸아뉴기니에서의 추억을 담은 앨범 ‘당신께로 가는 길’을 발매했다. 수록곡 열 두 곡 중 자작곡 ‘Thank you for P.N.G’는 파푸아뉴기니 아이들과의 첫 만남부터 갈등과 이해의 과정을 넘어 모두가 함께 아름다운 노래를 완성하는 과정이 잘 담겨 있다. 더불어 몇 해 전 세상을 떠난 후배 가수 하비에르를 떠올리며 작업한 ‘나 노래하리’에도 함께 주님께로 나아가는 이들에 대한 애정이 녹아 있다.

나씨는 오는 25일 오후 8시 서울 동교동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음반 발매 기념 공연을 연다. 서울 선택 성가대 ‘C보이스’와 신상옥씨 등 선후배 생활성가 가수가 함께하는 이번 공연의 수익금은 파푸아뉴기니 선교를 위해 쓰여질 예정이다.

“파푸아뉴기니에서의 경험은 생활성가 가수로서 터닝포인트가 됐다”는 나씨는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다. “이번 음반 활동을 마치고 나면 또 다른 낯선 곳으로 봉사를 가려고 합니다. 이렇게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감사할뿐이에요.”

※문의 031-853-9190, imdmall.com

생활성가 가수 나정신씨는 파푸아뉴기니에서 까리따스 기술고등학교 학생들과 생활하며 주님께 향하는 길은 혼자 가는 길이 아닌 함께 손을 맞잡고 가는 여정임을 깨달았다.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