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복자의 딸’ 유섬이 행적 담은 문서 발견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4-04-15 수정일 2014-04-15 발행일 2014-04-20 제 2891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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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호부사 하겸락 문집에 기록
유항검의 딸 섬이의 거제도 유배 행적을 보여주는 하겸락의 문집 ‘사헌유집’ 중 ‘부거제’ 부분. 사진 한국교회사연구소
오는 8월 시복되는 유항검(아우구스티노, 1756~1801)의 딸 유섬이(柳暹伊)의 행적을 보여주는 문헌이 최초로 공개됐다.

전 수원교회사연구소 고문 하성래(아우구스티노) 박사가 거제도호부사를 역임한 하겸락(1825~1904)의 문집 ‘사헌유집’(思軒遺集)의 해제를 집필하던 중 우연히 섬이에 관한 기록을 발견, 한국교회사연구소 「교회와 역사」 4월호에 상세한 내용을 발표했다. 섬이에 관한 기록은 사헌유집 중 ‘부거제’(附巨濟)에 실려 있다.

섬이는 아버지 유항검이 1801년 신유박해 때 전주 남문 밖에서 능지처사형으로 순교하면서 당시 대명률(大明律)의 연좌제에 따라 경상도 거제부 관비로 유배됐다. 유배 당시 나이는 9살이었다. 사헌문집 기록에 의하면 하겸락은 신분상 일개 관비에 지나지 않는 섬이의 모든 장례비용을 마련해 주고 묘표를 새겨 준 것은 물론 제문을 지어 애도의 뜻을 표했다.

하 박사는 이에 대해 “섬이가 오라비인 유중철(요한)과 올케 이순이(루갈다) 동정 부부의 삶을 본받아 철저히 동정을 지킨 것으로 생각한다”며 “하겸락은 섬이의 고결하고 순결한 삶을 모든 사람이 본받고 그 삶을 영원히 기리게 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