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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목 어때요] 청소년사목협의회 운영하는 대전 복수동본당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4-03-05 수정일 2014-03-05 발행일 2014-03-09 제 2885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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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줄 수 없는 진리·비전 교회서 찾게 해야”
‘청소년사목’ 중요성 인식 사목평의회 내 전담 협의회 구성
초·중·고등부·청년회·자모회·성소분과 등 6개 단체 조합
가정 소공동체 모임 연계, 청소년 사목 활성화 시너지 효과
대전 복수동본당 주일학교 은총시장에 참여한 주임 오종진 신부. 오 신부는 주일학교는 가톨릭교회의 유일한 신앙교육기관이라고 강조했다.
대전 복수동본당(주임 오종진 신부)의 본당조직표는 여느 본당과는 사뭇 다르다. 사도직협의회, 소공동체협의회, 청소년사목협의회가 수평적 관계를 이루면서 세 협의회가 사목평의회(총회장 전인창)를 구성한다.

사도직협의회 산하에 청소년분과와 소공동체분과(위원회)를 두는 경우가 절대 다수인 현실에서 복수동본당은 소공동체협의회와 청소년사목협의회에 사도직협의회와 대등한 지위를 부여하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오종진 주임신부가 청소년을 미래 교회의 주역으로 인식하고 본당 사목 방향의 중심을 청소년과 청소년을 양육하는 가정에 맞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 신부는 2010년 설립된 복수동본당의 초대 주임으로 부임하기 전 논산 대건고등학교 교목으로 철학과 논술을 가르치며 7년간 재임해 한국사회 청소년들의 실태를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봐 왔다. 더군다나 사제이면서 학급 담임까지 맡아 청소년들과 살을 부대끼며 희로애락을 함께했다.

사목회 산하에 설치된 청소년분과는 ‘막내 분과’로 여겨져 가장 젊은 분과장이 임명되고 본당 내 논의구조에서 ‘지나가는 안건’ 정도로 처리될 때가 많다. 복수동본당은 초등부·중고등부 주일학교, 청년회, 주일학교 자모회, 성소분과, 교육분과 등 6개 단체로 구성된 청소년사목협의회를 독립시켜 매월 정례회의를 갖는다. 여기에서 논의된 사항을 권용성(바오로) 청소년사목협의회장이 사목평의회 회장단 회의에서 내놓기 때문에 청소년사목협의회의 의견은 상향식으로 전달될 뿐만 아니라 예산 배정에서도 존중과 배려를 받는다.

복수동본당 청소년사목 활성화의 또 하나의 축은 ‘가정 소공동체 모임’이다. 구역 모임을 가정으로 가져온 가정 소공동체 모임은 대화가 단절된 사춘기 청소년들과 부모를 연결시켜 궁극적으로 청소년들을 성당으로 이끌고 있다. 본당은 가정 소공동체 모임의 결과 보고를 위한 자체 양식을 만들고 분기별로 우수 가정을 선정해 외식 상품권을 선물로 주고 있다. 가정 소공동체 모임으로 가정 교회의 새로운 복음화를 추구하면서 청소년 사목도 활성화 시키는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복수동본당만의 청소년사목 활성화는 결과로 증명된다. 전체 등록 청소년 34명 중 매주 주일미사에 참례하는 인원이 28명 선으로 시험 기간에도 인원변동이 없을 정도다. 신생 본당이어서 등록 청소년이 아직은 적다고 볼 수 있지만 90% 가까운 출석률을 지속적으로 기록한다는 것은 타 본당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현상이다.

오종진 신부는 본당 주일학교를 가톨릭교회의 유일한 신앙 교육기관이라는 사실을 누차 강조했다. 한국교회에서 주일학교 과정을 거친 학부모들이 냉담하고 그 자녀들도 주일학교에 보내지 않는 실태는 교회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노출하는 것으로 전 교회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오 신부는 “주일학교가 세상 프로그램을 흉내내서는 절대 세상을 따라갈 수 없고 학교와 학원에서 제시하지 못하는 비전과 진리를 청소년들이 주일학교에 와서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