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유아실과 가정 소공동체 / 박지순 기자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4-03-05 수정일 2014-03-05 발행일 2014-03-09 제 2885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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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지역 성당에는 유아실이 있다. 부모가 어린 자녀와 함께 미사를 드리려면 유아실을 이용하게 된다. 유아실에 대해 교회 내에서 찬반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안다.

유아실은 갓난아기부터 초등학교 입학 전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 미사 드리는 공간이다. 유아실을 이용해 본 부모나 신자라면 유아실에서 제대로 된 미사를 드리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느낀다. 아기들과 어린이들이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유아실 미사가 이렇다 보니 소수 본당에서는 유아실을 없애고 아이들로 인해 좀 시끄러워도 신자들과 성전에서 미사드릴 것을 권고한다고 들었다. 그러나 대다수 본당에서는 정성껏 미사를 봉헌하는 신자들에게 분심 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선택의 여지 없이 유아실을 운영하는 것이다.

4명 중 3명이 주일 미사를 빠진다는 한국교회 현실에서 유아실도 냉담 원인을 제공하는 주요한 곳이라는 사실은 깊이 있게 논의되지 않는 듯하다. 아기를 데리고 유아실에서 미사를 드리다가 성당에 안 나오게 됐다는 젊은 부부들이 의외로 많다. 기자도 주일미사는 꼭 아내와 두 아이를 데리고 유아실에서 봉헌하지만 미사의 ‘감동’을 찾기가 너무나 힘들다.

대전 복수동본당 주일학교 활성화를 취재하다가 ‘가정 소공동체’를 알게 됐다. 가족끼리 모여 구역모임 하듯이 성경말씀을 함께 읽고 묵상하며 그 결과를 본당 자체 양식에 맞춰 보고하는 새로운 신앙 운동이다. 가정 소공동체 모임을 하면서 성당에 더 자주 가게 되고 가족 간 대화도 늘어났다는 소식이다. 유아실 미사로 신앙의 활력을 잃은 부부에게도 가정 소공동체 모임이 신앙을 회복하는 해결책이 되리라 생각한다.

박지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