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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당신을 축복합니다 / 곽승룡 신부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14-03-04 수정일 2014-03-04 발행일 2014-03-09 제 2885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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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심성 안에 내재된 축복 흔들어 깨우자
일상 잠시 멈추고 “‘축복의 말’ 나누기”
축복의 구체적 의미·실천 방법 전해
당신을 축복합니다 / 278쪽 / 1만5000원 / 성바오로

곽승룡 신부는 “입에서 자꾸 축복을 부르다 보면 본래 있던 축복은 분명히 내 안에서 다시 태어난다”며 모든 이들에게 축복의 인사를 나누며 용기와 희망을 꺼내도록 돕자고 권한다.
“스스로 깨닫는 것이 축복을 부르는 시작입니다. 거울을 보며 아름답게 치장하듯, 자신을 알기 위해 생각과 마음과 행동을 맑게 비출 수 있는 마음의 거울 앞에 서야 합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의 하나로 곽승룡 신부(대전가톨릭대학교 총장)는 잠시 멈춰 서서 축복의 말을 나누는 삶을 제안한다. 최근 펴낸 저서 「당신을 축복합니다」는 ‘바쁜 일상’을 잠시 멈추고 ‘침묵’ 속에서 마음을 활짝 열어 이 축복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를 권하는 책이다.

우리 주변에는 사회 경제, 정치, 가난, 불의 등이 던져준 고통과 아픔에 짓눌려있는 이들이 수없이 늘고 있다. 전통적으로 명절마다 서로의 복을 빌어주던 정겨움은 어느 틈엔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서는 불평과 악담, 악플, 저주 등의 씨앗이 자라고 있다. 싫은 소리, 나쁜 소리, 악한 소리를 듣거나 말함으로 나와 타인을 힘들게 하고, 모든 것을 볼품없이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곽 신부는 이러한 순간, 축복을 부르는 노력이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곽 신부는 “입에서 자꾸 축복을 부르다 보면 본래 있던 축복은 분명히 내 안에서 다시 태어난다”며 “단순히 개념적으로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실제 우리 심성 안에 있는 축복의 내재성을 흔들어 깨우자”고 독려한다. 절망의 순간에도 축복은 사라진 것이 아니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 드나드는 축복의 싹은 삶 안에 숨어있기 때문이다.

축복의 삶이란 하느님과 인간에 대한 ‘알아차림’이고, ‘의문은 갖되 의심이 없는 온전한 믿음’이며, ‘어려운 가운데서도 서로 사랑하는 것’이다. 곽 신부는 이 책에서도 ‘알아라’, ‘믿어라’, ‘사랑하라’는 세 개 장으로 나눠 축복의 구체적인 의미와 그 모습, 실천 방법 등을 밝히고 있다. 특히 곽 신부는 “‘안다는 것’은 단순히 지식이 아니라 ‘하느님을 알아차리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참다운 축복을 알 때, 즉 하느님을 알아차리고 거울이신 하느님을 통해 나를 볼 때 자신을 둘러싼 포장을 벗겨내고 자기성찰을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가치를 올바로 인식하면 더욱 힘을 얻고, 희망의 끈을 더욱 단단히 쥘 수 있습니다.”

곽 신부는 또한 각자가 사랑하는 이들은 물론 만나고 헤어지는 이들, 미워하는 이들, 용서해야 하는 이들에게도 ‘당신을 축복합니다’라는 인사를 나누면서 용기와 희망을 꺼내도록 돕자고 권한다. 입으로 표현하는 데에도 특히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축복하는 데에도 익숙치 않지만, 이것은 못해서 안하는 것이 아니라, 안해서 못하는 것”이라고 독려한다.

“우리는 여전히 할 일이 많고 바쁩니다. 많은 사람이 아프고 병들었으며, 사람들의 관계도 원만하지 않습니다. 잠시 멈추어 고요한 시간에 축복을 부르세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회복되고 사회가 건강해집니다. 축복을 부르는 행동은 우리 각자가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근본적인 축복을 나누는 것입니다.”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