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신임 왜관 수도원장에 박현동 아빠스

정정호 기자
입력일 2013-05-14 수정일 2013-05-14 발행일 2013-05-19 제 2846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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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종신직 선출 … 6월 20일 축복식
사목표어 ‘주님께 새로운 노래를’
주교회의 일원 가운데 최연소
지난 7일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신임 수도원장으로 박현동 아빠스가 선출된 후 전·현직 아빠스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초대 왜관 수도원장 오도 아빠스, 신임 수도원장 박현동 아빠스, 오틸리아 연합회 예레미아스 슈뢰더 총재 아빠스, 전임 수도원장 이형우 아빠스(왼쪽부터).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신임 수도원장에 박현동(블라시오·43) 아빠스(abbas)가 선출됐다.

왜관 수도원은 지난 4월 1일 전임 이형우 아빠스가 사임함에 따라 지난 6~7일 양일간 새 수도원장 선출 투표를 실시, 박현동 신부를 제5대 아빠스로 선출했다. 박 아빠스의 임기는 참사회의에 따라 종신직으로 결정됐다.

박 신임 아빠스는 선출 직후 “하느님께서 오늘 부족한 이 종을 놀라게 하셨다”면서 “모든 형제들의 사랑과 신뢰에 감사드리며, 언제나 하느님의 도우심에 의탁하며 해야 할 일들을 해 나가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 아빠스는 이어 “형제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수도원이 사랑과 친교의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며, 모든 분들이 함께 ‘새로운 노래’를 부르며 주님께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새 아빠스의 축복식은 6월 20일 오전 10시30분 왜관 수도원 대성당에서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주례로 거행된다. 박 아빠스의 사목표어는 ‘주님께 새로운 노래를’(Cantate Domino Canticum Novum·시편 96,1)로 잠정 결정했으며, 문장은 추후 발표될 예정이다.

새 수도원장 선출 투표는 선거의장인 성 베네딕도회 오틸리아 연합회 예레미아스 슈뢰더 총재 아빠스 주재로 진행됐다. 투표권을 가진 117명의 종신서원자 중 전직 아빠스 등 3명을 제외한 114명이 참가했으며, 6일 예비선거 후 7일 본선거 2차 투표 만에 선거인단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얻어 피선됐다. 수도회 한 관계자는 “그만큼 수도원 공동체의 마음이 하나로 모였다는 증거”라며 신임 아빠스의 탄생을 기뻐했다.

선출 당일 전국에서 몰려든 봉헌회원들로부터 축하인사를 받은 박 아빠스는 이튿날인 8일부터 공식적인 행보에 나섰다. 오전 대구 사수동 툿찡 포교 베네딕도수녀회 대구수녀원을 방문한데 이어, 오후 3시에는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를 예방하고 아빠스 축복식 일정 등에 대해 논의했다. 조환길 대주교는 “수도회가 가장 필요로 할 때 좋은 아빠스께서 선출되신 것은 하느님의 신비이고 섭리”라며 “새로운 백년을 지내고 있는 수도원의 앞날에 희망의 징표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현동 아빠스는 1970년생으로, 올해 만 43세다. 대수도원장인 아빠스(abbas)가 수도회 회원들의 영적 지도와 수도원의 총책임을 맡게 되며,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의 일원이 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40대 초반의 아빠스 선출은 다소 이례적이다.

경북 울릉도 출신인 박 아빠스는 1992년 1월 왜관 수도원에 입회했으며 2001년 1월 종신서원 후 그해 10월 사제품을 받았다. 2006년 로마로 유학, 교황청립 라테라노대학교에서 교회론을 전공하고 교황청 시성성 시복시성 청원인 양성 과정을 이수했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수련장을 맡아 왔으며, 한국남자수도회 장상협 수련자교육전문위원장, 한국 베네딕도회 양성 책임자 모임 위원장, 성 베네딕도회 오틸리아 연합회 평의회 위원 및 시복시성 조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