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제7회 가톨릭대 생명윤리연구소 학술대회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11-05-17 수정일 2011-05-17 발행일 2011-05-22 제 2747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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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체 연구 방향 제시
유전체 연구의 목적은 인간 질병 치료 위한 것
바른 생명윤리 정립 절실
가톨릭대학교 생명윤리연구소는 11일 제7회 학술대회를 열었다.
생명공학 발달에 따라 현실화된 유전자 치료는 일부 질환을 치료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이와 더불어 해롭다고 여겨지는 유전자 제거 또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해롭거나 좋은 유전자라고 판단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유전자를 분석하고 그 결함에 대해 진단, 치료할 뿐 아니라 결함을 보완한다는 것은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가? 실제 인간 유전체를 연구하고 적용하는 과정에서는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훼손하고 생명 정보를 왜곡하는 사례가 왕왕 발생한다.

가톨릭대학교 생명윤리연구소(소장 구인회 교수)는 이러한 현황에 대해 짚어보고, 인간 유전체에 대한 올바른 연구 방향과 의미를 밝히는 학술대회를 열었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관련 전문가들이 인간 유전체 연구의 과학적인 면뿐 아니라 법학적, 철학적, 신학적 측면을 다각적인 면에서 접근, 문제를 검토함으로써 올바른 생명윤리를 정립하는 자리로서도 의미를 더했다.

올해로 7회째 여는 학술대회는 ‘인간 유전체 연구와 생명윤리’를 주제로 11일 가톨릭대 성의교정 의과학연구원 2층 대강당에서 마련됐다.

대회에서는 임선희 교수(가톨릭대 의대 인간유전체다형성 연구소)가 ‘인간 유전체 연구에 대한 과학적 관점’을, 조윤신 박사(국립보건연구원 유전체센터)가 ‘국내 유전체 연구의 현황과 향후 추진 방향’을, 신동일 교수(국립한경대 법학부)가 ‘인간 유전체 연구의 법학적 관점’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이어 신승환 교수(가톨릭대 철학과)가 ‘유전자 치료의 철학적 관점’을, 이동호 신부(가톨릭대 신학대 윤리신학교수)가 ‘인간 유전체 연구에 대한 윤리-신학적 관점’을 주제로 발표에 나서 관심을 모았다.

이날 이동익 신부(가톨릭중앙의료원장 겸 가톨릭대 생명대학원장)는 대회 축사를 통해 “참된 인간 존엄성을 수호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뿐 아니라 하지 말아야 것에 대해서도 숙고해야 한다”며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경고한 대로 인류가 이룬 기술 등 각종 업적으로 도리어 인간 생명을 파괴할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 신부는 “유전체 연구 또한 인간 질병의 치료가 아닌 인간 생명에 대한 인위적 개입이나 존엄성 훼손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올바른 생명윤리를 적용하는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전했다.

학술대회에서 각계 전문가들도 생명을 이해하는데 유전체 연구의 중요성은 큰 자리를 차지하지만, 그 연구나 정보 활용에 있어서는 ‘유전자 결정론적인 태도’를 버리고 기술의 한계를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유전자 치료의 철학적 관점에 대해 발표한 신승환 교수는 “유전자의 질서에 인간이 인위적으로 개입함으로써 초래될 인간 존재의 생물학적 성격 변화, 즉 유전자 변형은 가장 중요한 철학적 과제”라며 “유전자 치료 자체는 생명의료 윤리의 영역이지만, 인간이 지닌 생명의 잠재성은 물론 생명의 특성을 훼손하는 것은 생명의 존엄성 자체를 훼손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신동일 교수도 “생명공학기술 발달의 높은 수준에도 불구하고 생명윤리의 검토와 진단은 아직 답보상태”라며 “생명공학기술 영역에 대한 실질적이고 실천적인 윤리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연구와 규범을 체계화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