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이름이 남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군 복무 중 불의의 사고로 아들을 잃은 박석용(안토니오·52·대구대교구 구미 도량본당)·이정숙(마리아·52)씨 부부가 위로금 전액을 아들의 모교인 구미 경구고등학교에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쉽지만은 않은 결정이지만 박씨 부부는 결코 대단한 일을 한 것이 아니라며 손사래를 쳤다. 박씨는 “그 돈이 있으면 분명 보탬이 되겠지만 우리를 위해서 쓸 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위로금 4천여만 원 전액을 모교에 기부했다.
아들 박정석씨가 사고를 당한 것은 지난해 12월 24일.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시는 날, 정석씨는 하느님 곁으로 갔다. 근무 교대를 위해 가던 중 갑자기 쓰러져 의식을 잃었고, 다시 깨어나지 못했다. 박석용씨는 “지금도 아들을 잃었던 그때를, 앞이 캄캄했던 그때를 잊을 수가 없다”고 했지만 “주님의 뜻이 있으리라 생각하며 겨우 마음을 추슬렀다”고 한다.
“나름대로 기도도 열심히 하며 신앙생활을 했는데, 그런 일이 생겨 원망도 많이 했죠. 신앙생활도 하기 싫어졌고요. 그러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라는 어느 평일미사 복음에서 깨달았죠. 내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에 맞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말입니다.”
“예수님이 오시는 날 불러가셨으니 예수님과 맞바꾼 아이나 마찬가지”라며, “위로금은 좋은 일에 쓰고 싶었다”는 박씨는 앞으로 매월 나오는 연금으로 적금을 들어 중학교와 초등학교에도 장학금을 기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