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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공선옥, 이주노동자 아픔 그린 어린이 동화 '울지마 샨타' 내

곽승한 기자
입력일 2008-03-30 수정일 2008-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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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난 다르지만… 친구하면 안될까”

‘나는 불법 외국인 노동자의 딸이라서, 나도 불법이야. 하지만 나를 친구로 여겨줬음 좋겠어. 내가 어디서 왔건, 피부색이 어떠하건 나도 슬픔과 기쁨을 느끼는 사람이거든’ (본문 중에서)

소설가 공선옥(마리아 막달레나·44)씨가 이주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어린이 창작동화 ‘울지마 샨타’(김정혜 그림/주니어랜덤/148쪽/8500원)를 냈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삶을 진솔하게 그려온 작가는 지난 2005년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슬픔을 다뤘던 첫 책 ‘상수리나무집 사람들’을 선보인 바 있다.

공씨의 이번 창작동화는 방글라데시에서 온 미등록 이주 노동자(불법 외국인 근로자) 부모를 둔 어린 소녀 ‘샨타’가 주인공이다.

샨타가 사는 경기도 남양주에는 불법 체류자 가족이 많다. 이들은 ‘이미그레이션’(출입국관리소 단속원)이 제일 무섭고, 그에 못지않게 한국 사람들의 냉대와 편견이 무섭다.

샨타는 친구들로부터 ‘넌 왜 하필 방글라데시 애니? 네가 미국 애라면 얼마나 좋아’, ‘야, 샨타! 니네 엄마 바보냐? 왜 한국말도 못해’라는 말을 들을 때 마다 눈물이 난다. 그러나 슬플 때마다 ‘울지마 샨타’라고 마음속으로 주문을 외우며 스스로에게 힘을 주며 견딘다.

결국 샨타네 가족은 고단한 한국생활을 접고 방글라데시로 돌아가지만, 한국을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며 라면을 끓여먹고 깍두기를 담가 먹기도 한다.

샨타는 한국에서 인연을 맺은 신부님께 “한국을 생각하면, 남양주 사람들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며 그리움을 담은 편지를 쓴다.

‘샨타’의 일상을 통해 불법이라 서럽고, 불법이라 함부로 아프지도 못하는 미등록 이주 노동자들의 척박한 삶을 사실 그대로 가슴 아프게 그려냈다.

저자 공선옥씨는 서문에서 “그 사람이 어디서 왔건, 그리고 무슨 일로 왔건 모든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가 ‘좋은 사람들이 사는 좋은 나라’가 되었으면 합니다. 지금도 우리나라 곳곳에는 땀 흘려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습니다. 우리 모두가 그들을 따뜻한 이웃이라 여겼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곽승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