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의 헌신, 기도방석과 치유베개로 부활하다 하느님의 일에 평생 바친 수도자들 낡은 옷에 새 생명 몰타 기사단 박용만 회장 기획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와 마리아 수녀회 10벌씩 기증 13일까지 서울 명동 요갤러리
폴리에스터 45%, 아크릴 55% 재질의 공업용 원단으로 만든 옷 두 벌로 수십 년을 사는 이들이 있다. 일생을 정결과 청빈, 순명을 지키며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사는 수녀들이다. 이들의 기도와 헌신의 여정을 평생 함께한 낡은 수녀복들이 기도방석과 치유베개로 다시 태어났다. 2019년 11월 첫 전시와 2020년 4월 앙코르전으로 세상에 따뜻한 감동을 전했던 ‘구르마, 십자가가 되다’에 이은 박용만(실바노) 오더 오브 몰타 코리아(Order of Malta Korea) 회장의 두 번째 신앙 프로젝트 ‘수녀복, 기도와 치유가 되다’를 통해서다.
첫 번째 프로젝트인 ‘구르마, 십자가가 되다’는 오랜 세월 동안 노동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해 온 실제 구르마(수레의 방언)를 해체해 그 목재와 철재로 십자가를 만들어 노동과 고통의 의미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하는 것이었다. ‘수녀복, 기도와 치유가 되다’ 프로젝트도 오래되고 낡은 물건에 새롭게 생명을 불어넣는다는 점이 첫 번째 프로젝트와 같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기획은 지난해 5월 시작됐다. 이어 같은 해 11월,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로부터 낡은 수녀복 10벌을 인수했고, 올해 1월 마리아 수녀회에서도 10벌을 받았다. 이렇게 모인 20벌의 수녀복은 유명 한복디자이너이자 ‘차이킴’으로 알려진 김영진 디자이너의 손끝을 통해 한 땀, 한 땀 정성을 더해 기도방석과 치유베개로 부활했다.김현정 기자 sophia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