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 아프리카 모잠비크·마다가스카르·모리셔스 사목방문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19-09-17 수정일 2019-09-17 발행일 2019-09-22 제 3162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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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이들과 함께한 평화와 희망의 순례”
항구적 평화 위한 참여와 노력 강조

프란치스코 교황이 9월 6일 모잠비크 수도 마푸토 소재 짐페토병원을 방문해 한 아이에게 입맞춤을 하고 있다. 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프리카의 모잠비크와 마다가스카르, 모리셔스를 사목방문, 교회 주변부와 가난한 이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또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의 희망이라고 강조하며, 아프리카에 평화와 화해의 씨앗을 뿌렸다.

교황은 9월 4~10일 이들 아프리카 국가를 순방했다. 교황의 31번째 해외순방이며, 아프리카 방문은 네 번째다. 교황은 순방 중 150만 명의 신자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했으며, 미사 참례자 대부분은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특히 마다가스카르 신자들은 교황이 주례하는 미사에 참례하기 위해 대부분 밤을 지새웠다.

교황은 이번 아프리카 순방을 통해 보편교회에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가 무엇인지 보여줬다. 대표적인 예가 마다가스카르 수도 안타나나리보 인근의 아카마소아 방문이었다. 한때 쓰레기 하치장이었던 이곳에는 가난한 이들을 위해 학교와 병원 포함해 3000여 채의 벽돌집이 지어졌다. 아르헨티나 선교사인 페드로 파블로 오페카 신부는 가장 가난한 이들에게 거주할 집을 제공하기 위해 30년 전 이 ‘우정의 도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교황은 “이 위대한 사업 현장에서 여러분과 함께 있다는 것은 저에게 큰 기쁨”이라면서 “아카마소아는 가난한 백성 가운데 계시는 하느님 현존의 표현으로, 당신 백성 가운데서 항상 머물고 살기로 선택하신 하느님의 현존”이라고 역설했다.

첫 방문국인 모잠비크는 오랜 내전으로 많은 고통을 겪었고, 지난 봄에는 두 번의 사이클론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교황은 사이클론 ‘이다이’와 ‘케네스’의 피해로 고통받는 주민들에게 “친밀과 연대”의 뜻을 전했고, 모잠비크 지도자들에게는 “평화가 일상이 되고, 화해가 국가의 난관과 도전에 맞서는 최선의 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1975년 포르투갈로부터 독립한 모잠비크는 이후 오랜 내전에 시달려왔다. 1992년 로마에서 산 에지디오 공동체의 중재로 정부군과 ‘모잠비크 민족저항운동’ 사이의 내전을 종식하는 협정이 체결됐지만, 산발적인 분쟁이 계속돼 왔다. 지난 8월 정부와 야당은 다시 산 에지디오 공동체의 중재로 새로운 평화협정을 맺었다. 이 평화협정으로 5000명이 넘는 반군의 무장을 해제하는 데 동의했으며, 오는 10월 15일에는 대통령과 주지사,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열린다.

교황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서는 모두의 참여와 지속적이고 끈질긴 불굴의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평화라는 사명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3000만 명의 모잠비크 국민 중 그리스도인은 70%이며, 가톨릭 신자는 27%다.

두 번째 방문지 마다가스카르는 지구상에서 네 번째로 큰 섬나라로, 다양한 생물다양성을 자랑하지만 최근 급속한 인구증가와 개발로 자연파괴가 심각한 지역이다. 9월 6일 마다가스카르를 방문한 교황은 당국자들에게 “정치인들의 과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가장 취약한 이들 그리고 가장 가난한 이들을 위한 경제발전뿐만 아니라 온전한 정의로운 사회를 건설해 국민들을 섬기고 보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9일 하루 일정으로 마지막 순방국 모리셔스를 찾은 교황은 수도 포트루이스에서 미사를 주례하고 “젊고 기뻐하며 선교하는 교회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모리셔스 일치의 사도’로 알려진 복자 자크 데지레 라발(Jacques-Désiré Laval) 신부를 기념하기 위해 건립된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 기념관’에서 봉헌된 미사에서 교황은 “참행복이라는 그리스도인의 신분증을 일상에서 살아가 달라”고 당부했다.

관광지로 유명한 모리셔스는 126만 명 인구 중 힌두교도 48%, 그리스도인 33%, 무슬림 17%로 문화적 다양성을 자랑한다.

한편 교황은 9월 11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일반알현을 주례하며, 이번 아프리카 순방을 “평화와 희망의 순례 여정이었다”고 평가했다. 교황은 “그리스도는 이 세상의 희망”이라면서 “주님의 말씀은 모든 이들을 위한 형제애와 자유, 정의, 평화의 가장 강력한 누룩”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교황은 “이번 아프리카 순방으로 예수의 누룩이 모잠비크와 마다가스카르, 모리셔스 국민들에게 전달됐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