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전에도… 오늘도… 예수님 눈물은 계속 흐르고
평화의 땅이라는 뜻을 지닌 예루살렘은 역설적이게도 평화를 간절히 바라는 땅이기도 하다. 성경의 역사를 간직한 타임캡슐과 같은 도성. 이곳에서 우리는 예수님 부활의 증인이 된다. 예수님의 눈물과 사랑, 부활을 예루살렘에서 만나보자. ■ 예수님의 눈물 ‘주님 눈물 성당’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을 바라보시며 눈물을 흘리셨던(루카 19,41-44) 장소로 추정되는 곳에 주님 눈물 성당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6세기경 비잔틴 양식의 성당이 있었으나 전쟁으로 파괴돼 오랫동안 방치됐고 1955년 프란치스코 수도회가 같은 자리에 지금의 성당을 지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평화의 도시라는 뜻을 가진 예루살렘은 세계 3대 유일신 종교의 성지다. 그러나 각자가 예루살렘에서 찾는 것은 다르다. 그리스도교인들은 주님 무덤 성당을, 유다인들은 예루살렘 성벽 즉 통곡의 벽을, 이슬람교인들은 대사원을 찾고 있다. 모든 민족이 탐낸 도시라 불릴 만큼 전쟁과 분열로 얼룩진 예루살렘은 오늘도 평화를 바라고 있다. 주님 눈물 성당의 제대 뒤편 창을 바라보면 황금으로 반짝이는 이슬람 사원과 주님 무덤 성당이 보인다. 십자가 너머로 보이는 예루살렘은 찬란하면서도 슬퍼 보였다. 그 의미는 다르겠지만 지금의 예루살렘과 2000년 전 예수님께서 흘리신 눈물이 겹쳐 보였기 때문이다.
■ 죽음, 그리고 부활 ‘주님 무덤 성당’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신 길을 따라가면 주님 무덤 성당에 도착한다. 성당은 소유권을 가진 여섯 종파(로마 가톨릭, 그리스 정교회, 아르메니아 정교회, 시리아 정교회, 콥트 교회, 에티오피아 정교회)의 특색과 순례자들의 행렬로 혼잡했다. 어쩌면 일생 단 한 번의 기회일지도 모르는 순례이다 보니 세계 각국에서 온 순례자들의 열정은 뜨거웠다. 그렇기에 빈 무덤에서 기도하기 원한다면 기다려야 한다. 빨리 들어갈 수도 있지만 1~2시간은 각오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기다리다 보면 대리석으로 만든 작은 건축물로 들어갈 수 있다. 처음 만나는 공간은 천사의 경당으로 예수님의 무덤을 막고 있던 돌 일부분을 볼 수 있다. 이곳을 거쳐 허리를 숙이고 작은 공간으로 들어가면 예수님 무덤이 있다. 3~4명이 간신히 함께 들어가 무릎을 꿇고 3초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이지만 기도를 바칠 수 있다. 오랜 기다림에 지쳤을 법하지만 기도를 마치고 나오는 이들의 표정은 환히 빛났다. 때론 하염없이 무덤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는 이도 있었다. 새벽의 주님 무덤 성당은 조용히 묵상하길 원하는 순례자에게 적합하다. 매일 새벽 4시에 문을 열기 때문에 이 시간을 맞춰 가면 성당을 관리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수도자들과 부지런한 몇몇 순례자들밖에 없어 차분히 기도할 수 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셨던 바로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한참을 기도해도 재촉하는 이가 없고, 예수님의 무덤을 바라보며 묵상에 잠길 수도 있다. 부활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주님 무덤 성당은 부활의 상징이기도 하다. 예수님께서 무덤에 계시지 않고 부활하셨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이 예수님을 하느님께서 다시 살리셨고 우리는 모두 그 증인입니다.”(사도 2,32)이스라엘 신동헌 기자 david0501@catimes.krrn취재협조 이스라엘 관광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