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대구 이주사목위원장 겸 가톨릭근로자회관 관장 이관홍 신부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18-08-13 수정일 2018-08-14 발행일 2018-08-19 제 3108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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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적 친교 나누는 동반자 돼야”

“이젠 대구 지역 어느 본당을 가든 베트남 신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이들의 모범적인 신앙생활과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실천하는 형제적 나눔, 친교는 우리들의 신앙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힘이 될 것입니다.”

대구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겸 가톨릭근로자회관 관장 이관홍 신부는 올해 설립 10주년을 맞은 베트남 공동체는 한국인 신자들에게도 선물과 같은 존재라며 격려의 말을 전했다. 또한 우리는 “이주민들이 한국에서도 우리와 같이 일상 안에서 신자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신부는 최근 각 교구별로 이주사목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많이 늘었지만, 일반 신자들의 의식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많다고 토로한다. 이를테면 한국인 신자들 중 다수는 이주민 신자들이 한국교회 공동체 안에서 이른바 동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주민 신자들은 한국인 신자들과 친교를 이루는 것은 물론 자국민 공동체 활동 안에서 큰 힘을 얻고 있다. 게다가 한국인 신자들이 다져둔 ‘우리 본당’이라는 범주 안에 들어가는 것이 쉽지는 않다.

이 신부는 “이주민들과 한국인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큰 어려움은 바로 문화적 차이”라면서 “먼저 다양성을 존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으로 이 신부는 이주민에게 다가가 그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과 문화를 이해하는 과정이 우선 실천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주민에 대한 근거 없는 경계심을 버리고 ‘우리’만을 강조하는 편협한 모습에서 벗어나 이웃들에 대한 시선을 넓혀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이 신부는 “이주민들은 이 시대에 우리가 새롭게 만난 가난한 이웃, 우리가 곁에 함께 머물러야 하는 이웃”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이주사목에 관심을 갖고, 필리핀에서 이주사목 전문연수를 받은 바 있다. 교황청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교황청 부서’ 차관보로 활동 중인 파비오 바기오 신부의 권유로 한국인 사제로서는 처음으로 이주사목신학도 공부했다.

한국교회의 특성을 고려한 이주사목의 틀을 올바로 다지기 위해 더욱 힘쓰고 있는 이 신부는 특히 이주사목 대상에 “이주민들만이 아니라 한국인 신자들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어 “각자 그리스도인으로서 환대의 정신으로 서로를 대하고 신앙 안에서 서로를 더욱 깊이 알아간다면 보다 풍요로운 삶을 일구는데 서로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