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서울대교구 송차선 신부 「곱게 늙기」 발간

권세희 기자
입력일 2018-07-17 수정일 2018-07-17 발행일 2018-07-22 제 3104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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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의 태양이 세상을 물들이듯 아름답게…
기존 강의 내용 8가지 주제로 엮어
‘나이듦’ 인정하는 태도 필요, “어떻게 늙고 싶은가” 준비해야
젊은 시절의 경험·고민 중요
모든 것은 변한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거의 없다. 그 가운데 사람들은 ‘나의 변화’를 좀처럼 쉽게 인식하지 못한다. 어느 날 마주한 내 얼굴이 타인 같이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변화를 받아들이면 진정한 내 모습을 바라보게 되고 나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송차선 신부(서울 석관동본당 주임)는 ‘나이듦’을 고찰한 책을 펴냈다. 「곱게 늙기」(송차선 지음/244쪽/1만3000원/샘터)다. 제목부터 흥미롭다.

‘곱게 늙는다’라는 말은 흔히 쓰이는 표현이다. 나이에 걸맞는 인품과 행동을 보여줄 때 우리는 ‘곱게 늙었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곱게 늙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송 신부는 그 방법을 책에서 풀어놓고 있다. 그간 송 신부가 펼쳐온 ‘곱게 늙기’ 강의 내용을 주제별로 엮다 보니, 8가지 주제의 첫 글자는 ‘올림픽’(OLYMPICS)이 됐다. ‘우리 모두 아름답고 곱고 품위 있게 늙기 위한 올림픽에 참여합시다’라며 강의를 진행한 그는 특히 ‘늙는다’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함을 짚었다.

“나이 든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겁니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지요.”

아울러 신체의 변화, 인식의 변화와 같은 ‘달라짐’ 앞에서 유연한 사고가 필요함을 설명했다. 송 신부는 책에서 “사실 많은 경우 젊은이들은 고령자 대하기를 부담스러워하고, 심하면 피하기도 한다”며 “비록 고령자라고 하더라도 적어도 변화에 열려 있고 젊은이들의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여 그들과 정서를 같이 할 수만 있다면 금방 가까워지고 함께 어울릴 수 있다”고 말한다.

최근 고독함을 겪는 노인들이 늘어나고, 그들과 젊은이들과의 대화는 점점 단절되고 있다. 이 가운데 송 신부가 전하는 이야기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때 그 틈을 좁힐 수 있다고 전한다.

가르치려 하기보다 경청하는 자세, 욕심을 내려놓는 마음가짐, 아울러 내적인 것뿐 아니라 외적인 모습 또한 깨끗하게 가꾸는 구체적인 방법을 이야기한다. 진솔하게 풀어놓는 이야기에서 ‘곱게 늙기’에 대한 저자의 깊은 성찰과 애정이 묻어난다.

「곱게 늙기」가 더 특별한 이유는 노년층뿐 아니라 중장년층 그리고 청년들까지도 읽고 고민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점이다.

그는 “갑자기 곱게 늙게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나는 어떻게 늙고 싶은가에 대한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행복하게 늙기 위해서는 젊은 시절 풍부한 외적 경험과 함께 내적인 것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는 것이 무엇인지, 나는 누구인지,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할 때 비로소 삶의 마지막이 더욱 풍요롭고 아름답게 채워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마지막 남은 열정을 모두 불사르듯 사라지는 찬란한 태양은 비록 우리의 눈앞에서 서서히 사라져 가지만, 그 여명은 세상을 온통 아름답게 만들어 사람들을 감동시킵니다. 우리들의 인생 황혼기에도 마찬가지였으면 좋겠습니다.”

권세희 기자 se2@catimes.kr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