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인터넷 대안 언론 ‘마인드포스트’ 박종언 편집국장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18-07-17 수정일 2018-07-17 발행일 2018-07-22 제 3104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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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 바꾸고 싶습니다”
정신장애인이 기자로 활동하며 왜곡되지 않은 담론 만들 예정  
정책 제언 등으로 인권 되찾고파

인터넷 대안 언론 ‘마인드포스트’ 박종언 편집국장은 “정신장애인을 향한 왜곡된 인식에 맞서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싸워 나가겠다”고 말한다.

‘정신장애인은 언제든 흉기를 휘두를 수 있는 위험한 존재다.’ 이러한 인식에 대항하기 위해 정신장애인들이 직접 기자로 나섰다. 이들은 지난 6월 11일 정신장애인의 인권 옹호를 위해 인터넷 대안 언론 ‘마인드포스트’(Mind Post·대표 신창성)를 창간했다.

창간 한 달째, 마인드포스트 박종언(47) 편집국장은 “사회의 편견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대중은 정신장애인에 대해 ‘예측 불가능한 존재’라며 두려움을 갖고 있지만, 장애인들은 그저 평범한 인간으로서 정신장애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박 편집국장은 덧붙였다.

이를 위해 마인드포스트는 기자의 자격요건도 정신장애인으로 한정해두고 있다. 진짜 자신들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조금 늦고, 다소 부족하더라도 스스로 이야기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현재 편집국 구성원 7명도 김근영(가비노) 편집부장과 이용표(프란치스코·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논설위원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정신장애인이다.

박 편집국장은 대중에게 ‘이들이 누구지? 왜 이런 기사를 쓰고 있지?’하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게 목표라고 말한다. “‘정신장애인 위험하지 않아요, 우릴 이해해주세요’라고 구걸하고 싶진 않아요.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편견이 쉽게 변하지도 않고요. 다만 저희는 그냥 저희 이야기를 할 뿐이에요. 판단은 그들 몫이죠. 독자들이 ‘정신장애인에 대한 그동안의 내 생각이 옳았던 걸까’하고 의문을 갖게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수확이지요.”

나아가 박 편집국장은 정신장애인에 대한 각종 차별을 해소하고 행복과 인권을 되찾고 싶다고도 이야기했다. ‘정책 제언, 연대, 창작 진흥’ 이 세 가지를 통해 “이런 삶도 있으니 정신장애인의 삶도 존중해 달라, 그것이 곧 같은 인간에 대한 예의다”라고 말하다 보면, 다르다는 이유로 틀리다고 여겨져 왔던 점들이 조금씩은 바뀔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이를 위해 마인드포스트는 앞으로 정신장애인과 관련된 사안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기사를 통해 자신들만의 담론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희망하는 한 절망은 없을 겁니다. 아무도 지지해주지 않아도 저희는 계속 투쟁할 겁니다. 정신장애인을 향한 왜곡된 인식에 맞서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싸워나가겠습니다.”

마인드포스트는 사회복지법인 한울정신건강복지재단이 2015년 7월 만든 ‘한울기자단’에서 비롯됐다. 당시 박 편집국장 등 정신장애인 7명은 포털사이트 다음(DAUM) 카페에 매일 정신장애인 관련 기사들을 올렸다. 그렇게 3년 가까이 운영해온 카페를 바탕으로 올해 6월 11일 마인드포스트를 창간했다. ‘마음을 담은 우편함’이라는 뜻을 지닌 ‘마인드포스트’는 정신장애인이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존 내시의 실화를 그린 영화 ‘뷰티풀마인드’의 ‘마인드’, 저명한 미국 언론 ‘워싱턴포스트’의 ‘포스트’를 합한 말이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