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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단, 개신교 감목들과 공동성명 발표

UCAN 제공
입력일 2018-07-17 수정일 2018-07-17 발행일 2018-07-22 제 3104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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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교회 “독재 위한 개헌안 반대”

필리핀 의회가 최근 개헌을 밀어붙이자 필리핀교회가 개헌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독재를 위한 것이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필리핀 주교단은 7월 11일 개신교 감목(감리교회 감독자)들과 함께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개헌 추진에 “심히 우려한다”고 밝혔다. 필리핀 주교단은 성명서에서 “이렇게 급하게 정부 조직을 연방제로 바꾸는 개헌을 추진하는 데에는 흉계가 있을 것”이라면서 “개헌안은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행정권뿐만 아니라 입법권과 사법권을 휘두를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필리핀 주교단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권력에 집착하고 있다는 많은 증거가 있으며 연방제 개헌은 그의 독재를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주교단은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연방제 개헌이 국가의 선익을 위한 것이라고 국민들을 오도하지 말라”면서 “이번 개헌은 과거 정부가 추진했던 개헌안보다 더 나쁜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필리핀 평신도위원회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예정된 오는 7월 23일 각 교구와 본당에서 기도회를 열 것을 제안했다. 평신도위원회는 신자들에게 시민권을 보장한 현재의 헌법 조항을 삭제하려는 의원들의 시도를 거부하라고 당부했다. 평신도위원회는 “독재를 되돌리려는 시도와 선출직 공무원의 임기 연장, 총선거 및 지방선거 연기 등을 거부해 달라”면서 “두테르테 대통령의 개헌 시도는 독재를 위한 것이 뻔하다”고 덧붙였다.

설문조사기관 펄스 아시아에 따르면 필리핀 국민 64%가 개헌에 반대하고 있다.

한편 필리핀 대통령궁은 7월 12일 두테르테 대통령이 임명한 개헌위원회의 개헌안 초안을 의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리 로그 대통령 대변인은 연방제 개헌안은 내년에 의회의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낙관적인 견해를 보였다. 로그 대변인은 “국민투표 결과 개헌안이 통과되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연방제 준비위원회 대표직을 내려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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