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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7월 22일)에 살펴본 성녀의 역할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18-07-17 수정일 2018-07-17 발행일 2018-07-22 제 3104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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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고통과 죽음을 마주했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첫 증인

디에릭 보우츠의 ‘시몬의 집에 있는 그리스도’ 일부. 마리아 막달레나가 예수님의 발을 씻겨드리고 있는 모습을 그렸다.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그의 이름은 해마다 7월 22일 축일보다 주님 부활 대축일에 더 많이 언급되곤 한다. 그가 바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첫 증인이고 주님의 부활을 사도들에게 알린 첫 전달자’(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여성의 존엄」 16항)였기 때문이다.

교회는 이러한 역할, 즉 마리아 막달레나가 부활의 핵심인 기쁜 소식을 알린 ‘복음 선포자’의 모범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우리도 이러한 모범을 따라 새로운 복음화에 나설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교회의 가르침은 7월 22일 본기도와 새 감사송 중 “모든 종족과 언어와 백성의 모든 남자와 여자를 차별 없이 환대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적 기쁜 소식을 그들에게 알리고자 합니다. 동시에 교회는 이 세상에서 순례 중에 있는 모든 이들과 동행하고 하느님 구원의 경이로움을 그들에게 전하고자 노력합니다”라는 부분에서도 잘 드러난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6년, 기존 의무기념일이었던 7월 22일을 축일로 승격시켰다. 축일은 전례적 서열로 볼 때 대축일과 기념일 사이에 위치한다. 기념일은 그리스도의 신비나 어느 성인 혹은 구세사적 사건에 대한 기념을 전례적으로 재현하는 날로 이보다 하위 등급으로는 특별한 전례력 서열이 없는 평일이 있다.

당시 교황청 경신성사성은 교령 「사도들을 위한 사도」(Apostolorum Apostola)를 통해 “이날은 로마 보편 전례력에서 사도들의 경축에 해당하는 것과 같은 축일 등급을 지니고, 교회의 모든 여성의 모범이고 본보기인 이 여인의 특별한 사명은 강조되어야 마땅하다”고 밝힌 바 있다.

서방교회에서는 전통적으로 대 그레고리오 성인의 해석에 따라 마리아 막달레나와 바리사이 시몬의 집에서 그리스도의 발에 향유를 부어 바르며 참회하는 여인, 마르타와 라자로의 동생인 베타니아의 마리아를 한 인물로 결합시켜왔다.

이에 앞서 동방교회에서는 ‘향유를 들고 다니는 마리아 막달레나 성녀’를 기념해왔다. 이러한 해석에 관해서는 이후 교회학자들에 의해 연구가 지속돼왔으며,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전례 개혁을 통해 「로마 미사 경본」과 「성무일도」, 「순교록」에 마리아 막달레나에 관한 내용이 실리게 됐다.

분명한 것은 마리아 막달레나는 “살아 계신 주님을 사랑했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시는 주님을 뵈었으며”, “부활하신 주님을 처음으로 경배”했다는 사실이다. 또한 예수는 “사도들 앞에서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사도 직무의 영예를 주셨고”, “부활의 기쁜 소식을 세상 끝까지 전하게 하셨다.”(7월 22일 감사송) 이러한 내용을 배경으로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도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사도들을 위한 사도’라는 칭호를 부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울러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 승격 후, 남녀가 교회와 사회의 선익을 위해 동반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의무기념일을 축일로 승격한 것은 물론 여성이 발 씻김 예식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하고 초대교회 여성 부제 역할에 관한 연구 권유 등도 상대적으로 폄하된 여성 봉사자들의 공로를 존중하는 뜻에서 실천해온 교황의 사목적 노력들이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