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관부재판 다룬 새 영화 ‘허스토리’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18-06-26 수정일 2018-06-26 발행일 2018-07-01 제 3101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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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맞선 위안부 할머니들의 용기

영화 ‘허스토리’의 한 장면. 언니네홍보사 제공

“부끄러버서! 내 혼자 잘 먹고 잘 산 게!”

영화 ‘허스토리’(감독 민규동) 속 주인공 문정숙(김희애 마리아 분)의 대사다. 문정숙은 사비를 털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모시고 일본을 오가며 ‘관부(關釜)재판’을 이끈 당찬 여성이다. 실존 인물인 김문숙 정신대문제대책부산협의회 이사장을 모델로 했다.

‘허스토리’는 시모노세키(下關)와 부산(釜山)의 지명을 딴 ‘관부재판’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영화에서는 당시 재판에 참여했던 피해자 10명의 증언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1991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 증언 기자회견을 계기로 부산 여성경제인연합회는 부산 지역 피해자들을 위한 ‘정신대 신고 전화’를 개설했다. 이듬해엔 위안부와 근로정신대피해자 할머니들 일본을 상대로 공식 사죄와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종군위안부 제도는 철저한 여성차별, 민족차별로, 여성의 인격과 존엄을 근본적으로 침해하고 민족의 자존심을 짓밟은 것으로 기본적 인권 침해로 보인다.”

1998년까지 23번의 재판 끝에 시모노세키 지방법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아 ‘위안부 피해자 3명에게 각 30만 엔씩 모두 90만 엔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사죄와 나머지 청구는 기각했다. 일부 승소였고 2심에서 뒤집히긴 했지만, 일본 사법부가 처음으로 일본 책임을 인정한 사건이었다.

가슴 깊은 곳에 남모를 아픔을 묻은 채 살아가는 피해자 ‘배정길’로 열연한 배우 김해숙(비비안나)씨는 영화 개봉에 앞서 “아픔과 상처를 딛고 뜨거운 열정으로 일본에 맞선 그분들의 뜨거운 용기를 함께 나누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