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안셀름 그륀 「피정하고 싶다」

권세희 기자
입력일 2018-06-26 수정일 2018-06-26 발행일 2018-07-01 제 3101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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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가지 않아도 일상에서 피정할 수 있어요
정형화된 피정 틀에서 벗어나
홀로 기도와 묵상하도록 이끌어
마음의 안정과 삶의 의미를 찾고 싶을 때 사람들은 ‘피정’을 떠난다. 그러나 켜켜이 밀려 있는 업무나 약속들은 쉽게 피정에 나서지 못하게 만든다. 아울러 피정을 단순히 교육으로 이해하거나 단체로 하는 피정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도 적잖다.

그럴 때 「피정하고 싶다」(안셀름 그륀 지음/김선태 옮김/192쪽/1만3000원/생활성서사)는 개인 피정, 일상 피정으로 우리를 이끈다.

이 책은 바티칸 라디오를 통해 전 세계에 전파됐던 안셀름 그륀 신부의 피정 강의를 익힐 수 있도록 2007년 출간한 「행복한 기도」의 개정판이다. 전주교구장 김선태 주교가 옮겼으며, 개정하면서 부드러운 문체로 문장을 다듬었다. 또 안셀름 그륀 신부가 제안하는 활동을 하는 코너와 마침기도로 구성해 하루 피정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했다.

책은 ‘나만을 위한 피정’ 방법을 자세히 알려준다. 특별히 멀리 가지 않아도 자신의 생활 공간 안에서 그리스도를 만나고,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한다.

피정의 본질이 ‘예수님과의 만남’에 있음을 깨닫게 하며, 일상에서도 피정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안셀름 그륀 신부는 책에서 “오늘날 신앙인들이 개인 피정 혹은 일상 피정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강렬한지 잘 알게 됐다”며 “일상생활을 하면서 집에서 하는 일상 피정을 포함한 개인 피정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몇 가지 방식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책은 정형화된 피정을 넘어 시간과 장소를 초월해 나만의 피정에 다가설 수 있도록 한다. 능동적으로 피정을 하도록 도우면서도 그 방법을 몰라 헤매는 이들을 위해 피정 방법을 세심하게 알려준다.

그간 다양한 저서들로 풍부한 영성 지도 방법을 구축한 안셀름 그륀 신부는 그의 체험과 경험을 바탕으로 12개의 성경 본문을 선택하고, 본문 중심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언제 묵상을 하고 싶은지 ‘시간’을 정하고, 개인 피정의 경우는 하루 일정을 계획해 기도 시간과 산책 시간, 성당에서 조배하는 시간 등을 미리 정하라고 조언한다. 일상 피정에서는 외부 접촉과 활동을 줄이고, 침묵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 묵상 시간을 정한 후에는 묵상하기 좋은 장소를 정하고, 자신을 고요하게 다스리며 하느님 앞에 마음을 모아야 한다. 또 피정은 하느님과의 만남이 전제돼야 함을 짚는다. 피정의 주요소는 침묵과 기도, 묵상과 훈련이다. 이를 통해 우리 자신을 찾고 신앙을 더욱 꽃피울 수 있게 한다.

「피정하고 싶다」는 피정을 통해 현재 자신의 삶과 영적 상태를 되짚게 하며 마침내 내적 상처를 치유하고 하느님과의 관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무덥고 지치는 여름, 오로지 나의 내면에 집중하며 일상 안에서 피정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권세희 기자 se2@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