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박한 땅에도 서서히 영글어가는 주님 사랑 한국 선교사들 활동하면서 교육·의료·자립 사업 등 진행 방기대교구 미래 이끌어 갈 신학생들도 대구서 공부 중
대구대교구는 2011년 교구 설정 10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제2차 교구 시노드를 실시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이하 중아공) 선교사제 파견도 시노드 후속조치로 시행했다. 그동안 받은 것을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돌려주기기 위해서다. 이미 중국과 볼리비아, 프랑스 등 세계 각지로 사제를 파견하고 있는 대구대교구는 중아공 선교사제 파견을 통해, ‘사회복지’에 관한 개념조차 없는 현지에 들꽃마을을 세우고 소외된 이들에게 가족이 되어줄 수 있도록 했다.
중아공 들꽃마을 원장 김형호 신부(보얄리 삼위일체본당 주임)는 “복지는 도움을 주고자 하는 이의 생각보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의 현실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국민 모두가 가난하다 말할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진정으로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가족이 되어주고 그들과 함께 살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들꽃마을 설립자 최영배 신부(들꽃마을 후원회 전담)는 “중아공 현지를 둘러보면서 하느님께서 함께하심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셨던 예수님을 본받아 선교사제들도 그들과 함께 살며, 하느님 사랑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대구대교구가 아프리카 대륙까지 선교사제를 파견할 수 있었던 것은 1980년대 말부터 중아공 현지에서 활동해온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 수녀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처음으로 중아공에 파견된 이영희(카타리나) 수녀는 올해로 30년째 중아공에서 활동하고 있다. 몇 년 전 소임을 마치고 관구 본원으로 돌아갔었지만, 이 수녀는 아이들을 위해 ‘모래치료’ 프로그램을 배워 다시 중아공으로 돌아왔다. 이 수녀는 전쟁 트라우마로 힘겨워 하는 아이들을 만나며, 조금씩 변화되는 아이들 모습을 확인하고 있다. 조정화(율리에타) 수녀도 중아공에서 지낸지 20년이 넘었다. 선교사로 파견된 직후부터 주민들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조 수녀는 장애인들을 위한 복지시설을 세워 재활을 돕기도 하고, 파티마 분원 보건소에서 오랜기간 소임을 맡아 일했다. 현재는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 중아공 준관구에서 분원장 소임을 맡고 있다. 2012년 파견된 최삼숙(클라라) 수녀는 방기에서 차로 2시간 넘게 떨어진 보다(Boda)에서 활동하고 있다. 중아공 카리타스에 소속돼 활동하는 최 수녀는 지역의 여성들에게 실생활에 필요한 바느질부터 위생교육까지 다양한 기술 및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며 자립을 돕고 있다. 방기대교구는 신학생 2명을 2012년 8월 한국에 파견했다. 이때 파견된 에리찌에, 크리스티앙 부제는 지난해 부제품을 받고 현재는 대구대교구 내 본당에서 사목실습을 하고 있다. 내년 1월 사제품을 앞두고 있는 두 부제는 4년간 대구대교구에서 사목활동을 펼치고 현지로 돌아갈 예정이다. 지난해 한국으로 온 소베르, 악셀 신학생은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대구대교구는 신학생 외에도 현지에서 장학생을 선발해 한국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요키(YOKI)와 베이카(VEIGA) 학생은 컴퓨터정보통신공학을, 루미에르 마마두(Lumiѐre MAMADOU) 학생은 심리학을 전공하고 있다. 3명 모두 대학원에서 석사과정 중에 있다. 뒤늦게 온 레지스(Regis) 학생은 건축공학부 2학년에 재학 중이다.중앙아프리카공화국 박원희 기자 petersco@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