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실 속 주님 만나며 느낀 사랑 이웃과 함께 나눠 1994년 전국 사도직 단체로 인준 9개 교구 회원 2만800여 명 활동 ‘매주 1시간 이상 규칙적 조배’ 서약 신앙심 키우는 ‘영적 근력 운동’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힘 얻어
세례를 받았다고 해서 신앙심이 절로 길러지는 것은 아니다. 이른바 영적 근육도 꾸준히 단련해야 주님 말씀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다. ‘지속적인 성체조배’는 그리스도인이 신앙심을 키울 수 있는 대표적인 ‘영적 근력 운동’으로 꼽힌다. 감실 안에 모셔져 있거나 현시된 성체 앞에서 자신을 성찰하고, 이를 통해 느낀 주님의 사랑을 이웃에게도 나눌 수 있는 영적 활력을 충전한다.
■ 전국 각지에서 24시간 이어지는 성체조배 평일 오후 서울 목동성당 성체조배실, 감실 속 성체를 하염없이 바라보던 신자 두 명이 드디어 조배실에서 나왔다. 연이어 또 다른 신자 두 명이 조배실로 들어가자마자 감실을 향해 큰절부터 했다. 무릎을 꿇고 앉아 묵상하기를 1시간. 중간 중간 성경을 읽거나 감실을 향해 다시 절을 하기도 했지만 성체 앞에서 침묵한 채 기도하는 모습에는 변함이 없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목동성당 조배실은 단 한 순간도 비지 않고 신자들이 오갔다. 서울 양천성당에서는 더욱 늦은 시간까지 신자들의 성체조배가 이어졌다. 이곳 성체조배실도 문이 열려있는 동안에는 신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지속적인 성체조배’는 1980년 2월 24일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특별서한 「성체의 신비와 흠숭에 관하여」를 발표한 이후 전 세계에 더욱 활발히 퍼져나갔다. 당시 교황은 “교회와 세계는 성체조배를 할 큰 필요성이 있다”면서 “예수님께서는 이 사랑의 성사 안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신다”고 강조했다. 성체조배가 끊임없이 계속 되길 호소한 교황의 권고에 대한 구체적인 응답으로 1980년 6월 13일 미국 휴스턴교구 성녀 히야친타 성당에서 ‘지속적인 성체조배’가 시작됐다. 한국에는 메리놀 외방선교회 백영제 신부가 처음 소개했다. 1983년 11월 22일 당시 인천교구장 나길모 주교가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전국 교구장들에게 지속적인 성체조배에 대해 설명했고, 교구장들은 교구민들에게 지속적인 성체조배를 권했다. 1984년 6월 1일 한국교회에서는 처음으로 인천교구 부평2동본당 공동체가 지속적인 성체조배를 시작했다. 이러한 성체조배를 독려하는 ‘한국 지속적인 성체 조배 봉사자 협의회’는 1994년 10월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전국 사도직 단체로 인준 받았다. 이후 ‘한국 천주교 지속적인 성체조배회’(회장 김명관, 대표 담당 사제 홍성만 신부)로 개칭했으며, 현재 서울·광주·대구·대전·마산·부산·수원·인천·전주 등 9개 교구, 219개 본당, 2개 공소, 2만800여 명이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