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환경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서울 환경사목위, ‘재생에너지’ 심포지엄

정다빈 기자
입력일 2018-06-11 수정일 2018-06-12 발행일 2018-06-17 제 3099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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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마다 태양광 발전소 설치하면 어떨까”
재생에너지 확대 위한 교회 구체적 참여방안 제안
지역주민 주도하는 방식
교회건물 에너지 자립 추천 “원불교 설치 사례 참고를”

6월 4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열린 ‘한국천주교회와 재생에너지 확대’ 심포지엄에서 발표자들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윤태환 대표, 최승국 상임이사, 김연지 박사(왼쪽부터).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과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위원장 강우일 주교)와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위원장 이재돈 신부)는 6월 4일 오후 3시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한국천주교회와 재생에너지 확대’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재생에너지 전문가들이 발표자로 참여한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교회가 참여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들이 제시됐다.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최상국 상임이사는 “지역주민이 조합원으로 참여해 발전소 운영주체가 되는 ‘에너지협동조합’이 재생에너지 전환을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원불교가 설립한 ‘둥근햇빛발전협동조합’을 천주교가 참고할 만한 모델로 제시했다. 둥근햇빛발전협동조합은 전국의 원불교 교당을 활동 기반으로 삼고 전국적인 에너지전환 운동과 태양광 발전소 설치를 이끌고 있다. 최상국 이사는 “천주교 역시 원불교의 사례를 참고해 전국 본당을 기반으로 태양광 발전소 설치 운동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기존의 협동조합과 협력을 추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내·외 사례들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갈등관리와 대안’에 대해 발표한 루트에너지 윤태환 대표 역시 지역주민들이 직접 투자해 재정 안전성을 확보하고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시민 참여형’ 모델을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한 “재생에너지 선진국들의 성공방정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시민들의 재생에너지 투자 비율이 절반을 넘어선 독일과 덴마크의 사례, 미국의 시민참여형 태양광 발전 모델을 소개했다.

‘한국 천주교와 에너지절약, 생산, 나눔의 공동체 활성화’를 주제로 발표한 서울시 에너지시민협력과 김연지(수산나) 박사는 서울시와 종교계가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협력해 온 사례들을 소개하며 협력 방안을 제안했다. 김연지 박사는 교회 건물 및 부속건물을 ‘에너지 자립 건물’로 변경하는 방안,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태회칙을 알리는 홍보관 설치를 비롯해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하는 실천 활동 방안 등을 천주교의 역할로 제시했다.

심포지엄 진행을 맡은 전의찬 교수(세종대 환경에너지공간융합학과)는 “천주교는 지역 단위의 조직과 태양광 발전소 설치를 위한 부지를 갖고 있는 만큼 재생에너지 전환에 앞장설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에너지 자립 성당’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강우일 주교는 ‘생태 영성’을 주제로 한 기조 강연을 통해 “인간들 사이의 공존과 공생만이 아니라 생태계 전체의 모든 존재들과 함께 공존하고 공생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나만이 아니라 모두가 더불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면서 교회가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에 앞장설 것을 당부했다.

정다빈 기자 melani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