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청, 내년 10월 열릴 세계주교시노드 준비문서 발표

입력일 2018-06-11 수정일 2018-06-12 발행일 2018-06-17 제 3099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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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 부족’ 해결 위한 ‘새로운 길’ 모색
미사·영성체 기회 확대코자 사목자 충원 문제 등 다뤄
기혼남성 서품 논의할 수도
원주민 보호 방안도 포함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1월 19일 페루 푸에르토 말도나도를 방문해 한 아마존 원주민 여성과 인사하고 있다. 교황청은 내년 10월 아마존 지역 사목활동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세계주교대의원회의를 열 예정이다. CNS 자료사진

【외신종합】 교황청이 내년 열리는 아마존 시노드를 위한 준비문서를 발표했다. 이 문서는 교회 안 여성의 역할과 원주민의 권리와 전통, 이들에게 성체성사를 받을 수 있는 길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시노드) 사무총장 로렌초 발디세리 추기경은 6월 8일 교황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마존 시노드 준비문서 ‘아마존: 교회와 통합적 생태를 위한 새로운 길’을 발표했다. 준비문서는 내년 10월에 아마존을 주제로 열리는 주교시노드에서 다룰 주요 의제를 담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아마존 지역의 사제 부족 문제다.

준비문서는 “오랫동안 주일에 성체를 모시지 못하는 수많은 공동체가 주일에 미사를 참례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여는 것”이 주요 의제라면서 “하느님의 백성이 그리스도인 삶의 중심인 성체를 더 쉽게 자주 모실 수 있도록 새로운 방법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3월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제가 부족한 지역의 경우 기혼남성을 사제로 서품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교황은 당시 독일의 대표적 진보언론 ‘디 차이트’(Die Zeit)와 가진 인터뷰에서 “경우에 따라 기혼남성을 사제로 서품하는 문제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교황의 발언으로 아마존 시노드에서 가정을 꾸렸지만 신앙이 깊은 ‘비리 프로바티’(viri provati)를 서품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발디세리 추기경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비리 프로바티의 서품 가능성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답하진 않았지만 “준비문서에 기술된 요청사항에 응답하기 위해 ‘새로운 길’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발디세리 추기경은 “새로운 길이라는 것은 전례와 신학에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면서 준비문서를 인용해 “우리는 오랫동안 깊이 조사했으며 필요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발디세리 추기경은 ‘새로운 길’에 대해 “주교시노드 사무국은 필요성에 대해 제언했고, 이 문제에 대한 답은 아마존 지역의 주교들의 제안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아마존 시노드 준비문서는 이 외에도 환경보전과 원주민 사목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준비문서는 “원주민과 이들의 땅을 보호하는 일은 윤리적으로 마땅히 해야 할 중요한 일이며 이는 원주민의 인권 보호를 위한 첫 걸음”이라고 지적했다.

준비문서는 아마존 원주민이 겪고 있는 불의와 폭력, 차별에 대해 교회가 응답해야 할 30가지 질문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한 응답은 시노도 작업문서에 포함될 예정이다.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은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으며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며, 브라질과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수리남, 페루, 콜롬비아, 볼리비아, 기아나와 프랑스령 기아나에 걸쳐 퍼져 있다. 하지만, 현재 극심한 산림파괴로 원주민의 삶과 생물 다양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