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교회, ‘청소년 노동교육’ 적극 나서야

입력일 2018-06-11 수정일 2018-06-12 발행일 2018-06-17 제 3099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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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교구 사회복음화국과 청소년국, 정의평화위원회는 ‘청소년 노동인식 및 아르바이트 실태’ 파악을 위해 공동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많은 수의 청소년들이 ‘노동’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이란 단어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힘듦’(1순위, 46.5%)이라고 했으며 ‘보람’이라고 답한 청소년 비율은 3.7%에 불과했다. ‘힘듦’을 2순위로 답한 청소년은 27.1%였다. 이는 서울대교구가 2016년에 실시한 청소년노동인식 조사 결과와 비슷하다. 당시에도 ‘힘듦’이 47.5%(1순위)에 달했다.

‘노동자의 권리’에 대한 인식도 극히 부족하다.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43.4%) 청소년들이 ‘노동자로서 노동관계법 적용을 받아야 한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서울대교구 조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016년 상황이 2018년에도 지속되고 있다는 말이다.

일하는 청소년이 늘고 있고, 그 시작연령이 낮아지고 있지만, 많은 청소년들이 여전히 노동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러한 현실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 청소년 시기부터 노동권에 대해 익숙해지도록 해야 하는데, 제도권 교육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게 많지가 않다. 교회가 나서야 한다. 이것이 교회가 담당해야 할 또 다른 정의구현이다.

“주일학교 교리교육이 단순 교리교육을 넘어서 구체적 삶과 가치에 대한 교육으로 확장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수원교구 사회복음화국 국장 최병조 신부의 조사보고서 발간사중 일부다. 교회는 ‘노동은 하느님 성소이며 노동을 통하여 이웃과 공동체적 유대를 형성하고 하느님의 창조와 구원 사업에 참여한다’고 가르친다. 청소년 노동교육 시스템의 정비가 왜곡된 우리 사회를 조금이나마 정상적으로 돌리는 작업의 하나임이 분명하다. 잘못된 노동현실을 바로잡는 것도 그리스도인의 임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