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고종희 교수, 조르조 바사리의 명저 「르네상스 미술가 평전 1, 2」 개정 증보판 해설

권세희 기자
입력일 2018-06-11 수정일 2018-06-12 발행일 2018-06-17 제 3099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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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의 풍요로운 미술 세계로 초대합니다”

‘르네상스’(Renaissance)라는 단어는 흔히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재탄생’을 뜻하는 이 단어는 14~16세기에,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럽 여러 나라에서 일어난 인간성 해방을 위한 문화 혁신 운동을 뜻한다. 이는 특정한 시대를 상징하는 용어로 통용되기도 한다. 특히 이 시대의 미술은 신앙에 가치를 투영하고 관념적으로 표현하던 중세 미술 양식을 넘어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예술 양식으로 변화했다.

르네상스 시대의 미술을 체계적이고 방대한 분량으로 담은 책이 출간됐다. 「르네상스 미술가 평전」(조르조 바사리 지음/이근배 옮김/고종희 해설/648~736쪽/각 권 4만5000원/한길사) 1~2권이다.

옮긴이 고(故) 이근배 박사가 18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번역해 1986년 탐구당에서 펴낸 책을 중심으로 고종희(마리아·한양여대 산업디자인과) 교수의 해설과 풍부한 컬러 도판을 더해 한길사에서 새롭게 출간했다.

「르네상스 미술가 평전」은 개정 증보판이 나온 지 450년 만에 한길사에서 총 6권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이번 출간된 1~2권은 조르조 바사리(Giorgio Vasari, 1511~1574)가 당시 예술가들과 폭넓게 사귀면서 얻은 르네상스 시대의 회화, 조각, 건축술의 풍부한 기법에 관한 이야기들을 풍요롭게 풀어놓는다. 거장들의 예술을 단순히 나열하기보다는 인문·사회 등 종합적인 저서 역할을 하면서 저자인 바사리의 ‘바사리 미학’을 통해 미술의 방향을 제시한다.

책 발간을 맞아 해설을 덧붙인 고종희 교수를 만났다. 그는 「르네상스 미술가 평전」을 설명하면서 “르네상스는 바사리에 의해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글로 번역했다는 것이 의미가 크다”며 “우리가 알고 있는 혹은 몰랐었던 르네상스 예술사의 집대성이라는 점에서 획기적인 책”이라고 말했다.

「르네상스 미술가 평전」은 이 시기에 예술 활동을 이어나갔던 거장들의 일대기를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있다. 책을 펼치면 마치 르네상스 거장들의 생애와 작품들을 모아놓은 단독 전시관에 와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우리가 흔히 아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 미켈란젤로(Michelangelo)뿐 아니라 예술사에서 다양한 작품을 창조한 작가들을 훑는다. 특히 이 책은 ‘바사리’를 제외하고는 르네상스 미술을 말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방대한 미술사적 자료를 펴낸 그의 대표작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적잖다.

바사리는 ‘미술 비평의 아버지’라고 불리며 르네상스 미술을 조망한 미술사가다. 그가 쓴 「르네상스 미술가 평전」은 서양 미술사를 통틀어 독보적인 명저로 조토(Giotto)의 스승인 치마부에(Cimabue)부터 미켈란젤로와 동시대 작가들의 생애와 작품을 꿰뚫는다.

고 교수는 “거장들의 작품 중 ‘성화’가 가지는 비율이 커 신자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며 “르네상스 시기 거장들의 그림 중 대단한 작품이 많다. 그러나 어느 시대든지 작가들이 하느님의 일을 한다는 신앙심은 같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설을 하면서 주요 작품 도판을 넣었는데, 이를 통해 많은 이들이 르네상스 미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이근배 선생님의 주옥같은 글이 살아나 한국 미술사에 퍼질 수 있다는 점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하느님이 좋아하실 것 같아 이 일을 하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독자들은 「르네상스 미술가 평전」을 통해 바사리가 풀어놓는 200여 년에 이르는 미술 변천에 관한 내용을 탐독하고 르네상스 시기의 방대하고 풍요로운 미술 세계로 다가설 수 있다. 아울러 우리가 몰랐던 예술가들을 기억하며, 그들이 남긴 작품의 아름다움에 매료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권세희 기자 se2@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