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생활성가의 기쁨] 하늘바라기 (하)

신동헌 기자
입력일 2018-05-29 수정일 2018-05-30 발행일 2018-06-03 제 3097호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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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쉽게 부를 수 있는 성가 제작 

하늘바라기 제공

■ 이 땅의 순교자들을 기억하며

“그 얼마나 뜨거웠던가 주님을 향한 그들의 신앙은”

성지순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백승환(리차드·생활성가 밴드 하늘바라기 단장)씨는 돌아오는 차 안에서 주체할 수 없는 열망을 느꼈다. 순교자들의 신앙과 사랑에 관한 곡을 쓰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 순간 바로 곡을 써 내려갔다. ‘이 땅의 순교자들을 기억하며’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고속버스 안이었습니다. 선조들의 신앙과 열정, 사랑이 너무 크게 느껴졌어요. 선율이 제 안에서 터져 나오듯 떠올랐습니다. 그동안 순교자들은 나와는 상관 없는, 먼 옛날 이야기일 뿐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순례를 하는 동안 저의 신앙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분들이 피로 신앙을 증거하셨기에 오늘날 제가 신앙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성가로 신앙을 선포하고 하느님의 사랑을 증거하는 삶을 살고 있기에 순교자들의 신앙이 더욱 가슴 깊이 느껴진 것은 아니었을까. ‘이 땅의 순교자들을 기억하며’를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과 함께 순교자들의 신앙을 노래하고 새로운 신앙을 써 내려갈 것을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

“하늘바라기는 청년들이 쉽게 부를 수 있는 성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땅의 순교자들을 기억하며’도 그런 성가입니다. 순교자들의 신앙을 기억하고 열정을 본받고자 하는 청년들이 공감할 수 있게 쓰고자 노력한 곡이기도 하며 또한 저의 신앙고백이기도 합니다. 부족하지만 함께 부를 수 있는 성가를 만들기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 임하소서

“때론 저 붉은 태양처럼 때론 저 푸른 달빛처럼”

이용수(에우제니오)씨는 아버지의 사업 부도로 힘든 학창시절을 보냈다. 방황하던 그를 붙잡아 준 것은 신앙이었다. 이씨는 하느님께서 자신을 찾아주셨고 하느님께서 임하지 않으셨다면 삶의 의미를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하느님께서 저를 찾아주지 않으셨다면 어떻게 살았을까 싶습니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더 이상 피아노를 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힘들었고 방황을 했었지만 지금은 그 피아노를 통해 하느님을 찬양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합니다. 또한 곡을 만들고 다른 이들과 함께 부를 수 있어 감사합니다.”

‘임하소서’의 가사는 백승환 단장이 썼지만 이씨의 신앙고백이 담겨 있는 곡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하고도 부드럽게, 뜨겁고도 고요하게’ 임하신 주님의 사랑이 있기에 오늘을 살아갈 수 있다.

“전례 안에서 제가 만든 성가를 많은 이들이 함께 부르는 모습을 보면 정말 감사합니다. 보잘 것 없는 저를 통해 하느님께서 큰일을 하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하느님을 찬양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부족하지만 주님께 받은 재능은 주님께 돌려드릴 때 가장 빛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하느님을 찬양하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신동헌 기자 david0501@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