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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회 가톨릭 매스컴대상에 KBS ‘순례’ 4부작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18-05-21 수정일 2018-05-21 발행일 2018-05-27 제 3096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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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상은 영화 ‘내 친구 정일우’ 김동원 감독 수상… 29일 시상식 진행

대상으로 선정된 KBS 대기획 ‘순례’ 주요장면.

주교회의 사회홍보위원회(위원장 옥현진 주교)가 KBS 대기획 ‘순례’ 4부작(연출 윤찬규, 신재국, 김한석 PD)을 제28회 ‘한국 가톨릭 매스컴대상’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특별상은 영화 ‘내 친구 정일우’를 연출한 김동원(프란치스코) 감독에게 돌아갔다. 시상식은 5월 29일 오후 6시30분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열린다. 이날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0만원, 특별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300만원이 수여된다.

KBS 대기획 ‘순례’ 4부작은 우리가 묵묵히 걸어가는 ‘삶’이라는 순례길의 가치와 위안의 메시지를 전한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작품은 가족을 위해 출가할 수밖에 없는 인도의 어린 소녀(1편-안녕, 나의 소녀 시절이여)를 비롯해 잉카의 후예(2편-신의 눈물), 이주노동자(3편-집으로 가는 길), 자아를 찾아 떠나는 현대인(4편-4,300㎞ 한 걸음 나에게로)의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회홍보위원회는 “기존 다큐멘터리의 형식과 틀을 깨고 과감하게 연출했으며, 내레이션을 최대한 절제하며 창의적 휴먼 다큐멘터리 장르를 구축했다”면서 “세계인의 감동을 자아낸 작품”이라고 대상 선정 이유를 밝혔다.

특별상으로 선정된 영화 ‘내 친구 정일우’ 주요장면.

특별상 수상작인 영화 ‘내 친구 정일우’에 대해서는 “시대의 빈자들의 아픔을 연대와 사랑으로 함께 나눈 가톨릭 성직자의 모습을 잘 드러내고 있다”며 “영화 속 정일우 신부 모습 등을 통해 현재 한국 사회에서 가톨릭교회의 역할을 고민해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이 영화는 ‘가난한 이들의 영원한 친구’로 불리던 고(故) 정일우 신부(John Vincent Daly·1935~2014)의 삶을 담은 작품이다. 1970년대 서울 청계천 판자촌으로 들어가 가난한 이들 곁에서 함께 울고 웃으며 친구가 된 정 신부의 이야기를 엮어낸 다큐멘터리다. 내레이션은 예수회 한국관구 전주희 수사가 맡았다.

상계동 철거 현장에서 처음 정 신부를 만난 김동원 감독은 영화 개봉 당시 “정 신부님은 계속해서 낮은 곳을 찾았다”면서 “우리끼리만 알고 좋아하기엔 아까운 분”이라고 전했다. 이어 “인간관계가 엷어지고 가치관이 희미해져 가는 현대사회에 정 신부의 삶은 밝은 빛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영화를 만든 이유를 밝혔다.

김 감독은 1980년대 한국영화의 정치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대안적 영화운동을 통해 영화계에 입문했다. 1986년 첫 연출작 ‘야고보의 5월’을 시작으로 ‘상계동 올림픽’, ‘행당동 사람들’, ‘송환’ 등 사회참여적 다큐멘터리 영화들을 연출한 바 있다.

사회홍보위원회가 제정한 ‘한국 가톨릭 매스컴대상’은 종교 유무나 종파를 초월해 사회 매체 수단을 통해 정의, 평화, 사랑 등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드높이고 시대의 빛과 소금 역할을 한 사회매체 종사자와 콘텐츠에 수여한다. 또한 ‘대상’은 최근 1년 동안 제작, 발표된 응모작품 가운데 신문, 출판, 방송, 영화, 뉴미디어와 인터넷 등 전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 또는 인물을 선정해 시상한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