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국가톨릭상장례음악연구소 ‘한국 가톨릭 상장례음악의 현황과 미래’ 주제 첫 심포지엄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18-05-21 수정일 2018-05-21 발행일 2018-05-27 제 3096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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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령기도, 파스카 의미 더 잘 담도록 변화돼야”
상장례음악의 전통 계승 위한 학문적·체계적 접근 방안 논의
지역별 고유 선율 보존 위한 ‘고유 연도악보’ 필요성도 제기

5월 19일 가톨릭대학교 교회음악대학원 최양업홀에서 열린 한국가톨릭상장례음악연구소 제1회 심포지엄 중 이상철 신부가 연구소 설립 취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가톨릭상장례음악연구소(소장 이상철 신부, 이하 상장례음악연구소)가 토착화의 전형적인 사례로 평가받는 가톨릭상장례음악의 전통을 계승하고 그 본질을 살려내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하나로 상장례음악연구소는 5월 19일 서울 중림동 가톨릭대학교 교회음악대학원 최양업홀에서 첫 심포지엄을 마련했다. ‘한국 가톨릭 상장례음악의 현황과 미래’를 주제로 한 이 심포지엄은 기조강연과 주제 발표 등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한국 상장례 음악이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에 따라 ‘파스카적’ 성격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현재 위령기도는 부활보다는 수난을 강조하고, 위로보다는 하느님을 위한 속죄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균 40여 분이 걸리는 기도 시간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비신자 조문객을 위해서는 기도 시간도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상장례음악연구소 설립을 제안한 송우석 신부(서울대교구 연령회연합회 담당)는 격려사에서 “죽음의례는 하나의 문화이며 변화한다”면서 “오늘날의 위령기도는 변화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 가톨릭의 상장례 음악에 대해 학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제발표에서는 200여 년 넘게 이어져온 각 지역의 연도 선율을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도의 전통 방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유한 연도악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영애(데레사) 상장례음악연구소 연구실장은 ‘연도악보의 현황과 시김새의 적용’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연도의 전통 방법을 유지하기 위한 4가지 표기법을 제시했다. 또한 강 연구실장은 “신자들로부터 구전으로 전해지던 연도가락은 2003년 이후 통일됐다”면서 “그러나 악보를 해석하는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의 노래로 변질돼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제발표에 앞서 윤종식 신부(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전례학 교수·상장례음악연구소 고문)는 ‘위령 기도의 구성과 신학적 의미’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윤 신부는 “전례에서 많은 부분이 파스카적인 것으로 넘어갔다”면서 “위령기도에서도 예전에는 슬픔과 죄 사함이 강조됐다면, 지금은 부활에 대한 희망이 강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승에서의 생명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님과 만나는 영원한 생명으로 넘어간다는 의미가 위령기도 안에 스며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톨릭대학교 교회음악대학원은 다양한 측면에서 가톨릭 상장례 음악을 연구하고 신앙의 생활화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 3월 12일 상장례음악연구소를 설립했다. 연구소에서는 ▲가톨릭 전통의 상장례 음악 ▲죽음의례에 대한 관련 종교 및 문화 ▲가톨릭 상장례 관련 현장 실무 등을 주로 연구한다.

이상철 신부는 “한국가톨릭상장례음악연구소의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면서 “교회에 작은 디딤돌이 되기 위한 마음으로 연구소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