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밀알 하나] 복음 선포 / 서영준 신부

서영준 신부 (효명중·고등학교 교목실장)
입력일 2018-05-21 수정일 2018-05-21 발행일 2018-05-27 제 3096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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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승천 대축일 미사 강론 준비를 하며 승천의 의미를 이런 관점에서 생각해봤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뜻을 이루러 이 세상에 오셨고, 마침내 그 뜻을 완성하신다. 그리고 그렇게 당신의 사명을 완수하셨음과 같이 우리도 당신처럼 그분의 뜻을 찾고 바라보며, 마침내 그러한 하느님의 뜻을 이루고 완성고자 하는 마음을 품는 것이 그분의 승천을 바라보는 의미라는 것을 말이다.

그러한 와중에 지금 내가 찾고 바라볼 줄 알아야 하는 그분의 뜻, 내가 실천해야 하는 사명이 이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가운데 내가 실천해야 하는 하느님의 뜻이 무엇일까? 복음을 선포한다는 의미를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 단순히 교리를 알려주고 세례를 받게 하는 것이 복음 선포의 의미일까? 아니면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독려하고 공부를 잘 못하는 학생들에게는 공부를 잘하라고 독촉하는 것이 내 일일까?

얼마 되지 않는 기간이지만 학교에서 생활하다보니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고 희망하는 학생보다 그렇지 못한 학생들이 더 많이 있음을 보게 된다. 심지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또 하고 싶은지도 모르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 게임과 SNS 등을 통해 지금 당장의 즐거움을 추구한다. 공부를 왜 하는지, 또 이제는 하고 싶어도 기초가 없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른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아직은 막연하지만 내가 해야 실천해야 하는 복음 선포의 의미를 학생들이 나름의 목적의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또 하고 싶은지를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것.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 삶의 주체가 되어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 분명 누구에게나 재능이 있고 단지 그것을 발견하지 못했을 뿐임을 알도록 하여 자존감이 낮은 학생들에게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이 내가 실천해야 하는 복음 선포의 의미일 수 있지 않을까?

일단 나도 모르게 자꾸 성적으로 학생들을 바라보고 평가하는 선입견 등이 생겨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다. 그리고 모든 학생에게 이미 있는 가능성을 놓치지 말아야겠다. 되도록 많은 학생들에게 무언가 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고 고민하고 보여줄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또 그럴 수 있도록 이미 하느님께서 나에게 주신 씨앗 또한 잘 찾아볼 수 있어야겠다. 그래서 학생들 모두 자신만의 목적의식 안에서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고 고민하여 나름의 목표를 세워나갈 수 있도록 돕는 나 자신이 될 수 있기를 다짐해본다.

서영준 신부 (효명중·고등학교 교목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