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공동합의성’은 ‘교회적 삶의 방식’이다

입력일 2018-05-15 수정일 2018-05-15 발행일 2018-05-20 제 3095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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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묵은 과제지만 최근 급부상한 신학적 주제 중 하나가 교회의 ‘공동합의성’(synodality)이다. 공동합의성이 ‘해묵은 과제’인 이유는 이미 초대교회 때부터 훌륭하게 실천됐던 교회의 중요한 전통이기 때문이다. 이는 동시에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가장 핵심적인 신학적 개념이기도 하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공동합의성’의 전통에 활력을 불어넣어 각 지역교회 안에서도 이 개념에 대해 보다 깊이 성찰하고 적극 관심을 갖도록 이끌었다.

‘공동합의성’이란 성령의 인도 아래, 교회 구성원 모두가 서로의 말에 경청하고 서로를 존중해 나아갈 방향을 ‘함께’ 찾아나간다는 것이다. 크게는 세계주교시노드나 교구시노드가 공동합의성의 정신에 따라 운영된다. 이는 다수결에 바탕을 둔 민주주의적 합의 과정과는 다르다. 하지만 교회 지도층이 신자들의 뜻과 상관없이 독단적인 결정을 하는 것도 공동합의성의 원리에 어긋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톨릭잡지 「치빌타 카톨리카」 편집장 안토니오 스파다로 신부도 최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가 ‘공동합의성’을 오늘날 교회에 되살렸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또한 서로 대화하고 소통하는 여정은 교회 안에 긴장과 분쟁, 토론을 야기하기도 하지만 바로 그것 자체가 참된 친교를 이루는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공동합의성’의 원리는 단순히 시노드에 국한되지 않는, 교회적 삶의 방식(modus vivendi Ecclesiae)이다. 보편교회와 각 지역교회, 본당과 기관, 단체에 이르기까지 모든 교회 구성원의 실존적 삶에 적용되어야 하는 원리라는 말이다. 따라서 교회 지도자는 모든 일에 있어서, 성령의 힘으로 이뤄지는 하느님 백성 모두의 성찰과 식별, 판단을 존중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