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가 행복하지 못한데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없다. 행복한 내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는 거지, 희생을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홍 신부는 신앙생활 역시 어느 한 쪽에만 치우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야 건강한 신앙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자신에게도 신앙의 답을 찾지 못해 이리저리 방황했던 때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때 홍 신부는 ‘자기 비하’는 물론이고 심하게는 ‘나는 왜 변두리 인생을 사는가’라고까지 생각했다.
“열심히 신앙생활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하느님과 건강한 관계를 맺지 못하고 자아를 감옥에 가둔 것처럼 끝없이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몰고갔다”며 40대 중반이 될 때까지도 답을 찾지 못해 헤맸다고 말했다.
계속된 방황과 혼란 속에서 홍 신부는 심리상담을 하는 어느 신부님을 만났다. 이를 계기로 홍 신부의 삶은 완전히 반대 궤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 안에 있던 ‘진짜 나’와 마주하게 됐다.
“믿음이 부족하고 모자라서 우울감이 생기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심리 상담을 받으면서 내 안의 나에 대해서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홍 신부는 그 길로 심리상담대학원까지 진학했다. ‘나’를 더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스스로를 괴롭게 하던 상처와 우울을 들여다보게 됐다.
“나를 보게 되니 활동 영역이 더 넓어졌다.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해 깨달을 수 있는 기회였다”며 “사람들이 열 명만 있어도 말을 못했던 내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그는 스스로 겪었던 일들을 담아 마치 ‘고백록’ 같은 글을 쓰기 시작했다. 자신의 책이 방황하는 이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혼란스러웠던 시절, 심리상담으로 길을 찾은 것처럼 절실한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바람이다.
「나로 사는 걸 깜박했어요」에는 루카복음서를 중심으로 평소 겪을 수 있는 우리들의 고민들이 담겼다. 아울러 ‘묵상 시간’이라는 코너도 마련해 독자가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신자들이 흔히 접하는 성경 속에서 현대인들의 마음 고민을 꺼낸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앞으로도 자신에 대한 탐구를 멈추지 않을 거라고 말하는 홍 신부는 평소에 마음을 평온하고 행복하게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야 인생이 역경에 부딪혔을 때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인생을 살면서 힘들고 어려울수록 억지로 더 크게 웃으세요. 자기 자신을 돌볼 수 있을 때 다른 사람도 돌볼 수 있고, 건강한 마음이 있어야 건강한 신앙생활도 이어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