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직장암 3기 항암치료 앞둔 응엠 반두에씨

이나영 기자
입력일 2018-05-08 수정일 2018-05-10 발행일 2018-05-13 제 3094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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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과 따뜻한 밥 한끼 함께 하고 싶어요”
생활비 벌기 위해 한국 온지 8년째
암 판정 후 성금으로 수술했지만 12회 남은 항암치료비 여전히 막막
완치 확률 높아도 비용이 커 절망적

직장암 3기 판정을 받고 수술 후 항암치료를 앞둔 응엠 반두에씨.

“가족을 다시 못 볼까봐 두려워요….”

베트남인 응엠 반두에(53)씨는 통역을 통해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비행기 표도 살 수 없는 어려운 형편에, 직장암 3기 항암치료를 앞두고 있는 상황. 가끔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지만, 가족을 다시 만나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는다.

이들 가족이 헤어진 건 8년 전. 베트남에서 농사를 짓던 응엠씨는 늘 가난했다. 남의 땅을 빌려 아침부터 밤까지 힘겹게 일을 했지만 생활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아들 둘의 학비조차 마련하기 어려웠다. 한국에 가서 일을 하면 생활이 나아질 수 있다는 지인의 이야기에 응엠씨는 망설임없이 고향을 떠났다. 지긋지긋한 가난을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았기에 이를 악물고 일했다. 청소부터 공사장, 공장 등에서 일용직을 전전해 버는 월수입은 130만 원 남짓. 한 푼 두 푼 모아 가족에게 보내고, 월세를 내고 먹을거리를 사면 남는 것이 없었다. 가족과의 만남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2~3일에 한 번씩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어요. 조그맣던 아이들이 점점 자라더니 이제는 엄마보다 더 커졌죠. 애들을 보며 곧 만나자고 했었는데 벌써 20살, 22살 대학생이 됐어요.”

응엠씨의 몸에 이상신호가 온 것은 1년 여 전이다.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피곤해지더니 혈변이 시작됐다. 치질약을 구해 3개월간 먹었지만 차도가 없었다. ‘괜찮겠지’하며 버티다 올 2월 병원을 찾았고 직장암 3기 판정을 받았다.

“무서웠어요. 아내와 아이들을 못 만나고 이대로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남은 가족들은 어떻게 하지, 그게 가장 걱정됐어요.”

가족에게 ‘암’이라고 알렸다. 전화기 너머에서 아내는 흐느껴 울었고 아들들은 고향으로 돌아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가난의 대물림을 끊어보려 한국까지 왔지만, 가난은 끈질기게 달라붙어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병원에서는 수술을 서둘렀다. 아직은 암이 다른 곳으로 전이되지 않은 상황, 망설이는 시간에 암이 더 퍼질지도 몰랐다. 수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지역 신문사에서 응엠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보도해 1600여 만 원의 성금이 모였고 수술비는 해결할 수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12회의 항암치료. 응엠씨의 경우 항암치료를 마치면 75% 높은 확률로 완치가 가능하다. 다시 일을 시작할 수도 있다. 하지만 치료 1회당 200여 만 원이 소요된다. ‘새 삶’을 살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며 미소 짓던 응엠씨는, 치료비를 생각하며 다시 고개를 떨궜다.

“한창 아버지가 필요한 나이에 아이들 곁을 비웠어요. 작은 상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밥을 먹던 옛날 기억이 계속 떠올라요. 단 하루만이라도 그때처럼, 아이들을 만나 밥 한 끼 먹을 수 있기를 간절히 꿈꿉니다. 도와주세요.”

※성금계좌※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모금기간: 5월 9일(수)~5월 29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이나영 기자 la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