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대전성모의집, 사랑 나눔 역사를 이어가다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18-05-08 수정일 2018-05-08 발행일 2018-05-13 제 3094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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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식당 등 시설 노후로 인해… 민원 제기로 어려움 겪었지만 새 보금자리 마련

5월 3일 대전성모의집 이전 축복식에서 유흥식 주교(사진 중앙) 등 교구·대전광역시 관계자들이 기념 색종이를 자르고 있다.

28년 동안 지역 소외 계층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점심을 제공하며 어르신 복지 증진과 함께 나누는 삶의 분위기를 조성해 왔던 대전성모의집이 5월 3일 오전 10시30분 대전 동구 대전로 895번지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이전 축복식·개소식을 가졌다.

대전교구 사회사목국(국장 나봉균 신부)과 대전광역시 동구청(구청장 한현택) 주최로 열린 축복식·개소식에는 유흥식 주교를 비롯한 교구 사제단과 수도자, 평신도 등 250여 명이 함께했다. 또 한현택(다니엘) 청장 등 지역 인사들이 참석해 대전성모의집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했다.

새로 문을 연 건물은 연면적 467㎡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에 경로식당과 주방, 휴게실·샤워실·사무실 등으로 구성됐다.

대전성모의집 이전은 교구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다. 1989년 제44차 서울세계성체대회를 계기로 시작된 한마음한몸운동의 정신을 계승, 1990년 6월 대전 삼성동 제1경로당 2층에 문을 열었던 대전성모의집은 올해까지 매일 200여 명, 연간 4만 명의 어르신들에게 점심 식사를 제공해 왔다. 대전시 동구청의 보조금과 교구 사회사목국 지원, 또 교구 본당과 지역 사회의 봉사와 후원이 지금까지 대전성모의집 운영을 가능하게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경로식당 등 시설 노후로 운영이 쉽지 않았다. 더욱이 가건물 상태에서 시설 개보수도 어려워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되는 고충이 있었다. 대기할 장소가 없어 혹한과 폭염 시에도 어르신들이 건물 밖에서 식사 순서를 기다려야 하는 현실이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이전을 고려했던 교구는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이전 부지 마련과 동구의회 예산 승인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전 소식이 알려지며 ‘혐오 시설’이라는 민원이 제기돼 여러 진통을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현 건물의 건물·토지 기부채납이 이뤄졌고 구조 변경 공사를 통해 이날 축복식을 거행하게 됐다. 그 과정에 대전시청과 동구청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다.

유흥식 주교는 축복식 강론에서 “성모의집은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가르치는 장소이기에, 그래서 오늘 축복식이 더욱 기쁘다”고 말하고 “더불어 함께 살기 위해 다른 이들을 받아들이는 장소가 되기를 바라며 성모의집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어머니 품처럼 누구든 사랑을 느끼는 자리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움 주실 분: 농협 415-01-184228 대전교구 천주교회(유지재단)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