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꿈이 많은 남편, 여전히 꿈만 꿉니다

황미구 원장 (상담심리전문가·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
입력일 2018-05-08 수정일 2018-05-09 발행일 2018-05-13 제 3094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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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에도 현실적 책임 바탕돼야… 남편 도와 문제해결 해보길

【질문】꿈이 많은 남편, 여전히 꿈만 꿉니다

50대 주부입니다. 남편과 결혼할 때에는 순진무구하고 이상과 꿈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나이도 먹고 현실적인 생각도 해야 할 나이가 훨씬 지났는데도 여전히 꿈만 꾸고 삽니다. 그러다 보니 경제적인 어려움도 적지 않고, 아이들에게도 현실적인 가르침보다는 꿈과 이상만 이야기하니 아이들도 힘들어 합니다.

【답변】이상에도 현실적 책임 바탕돼야… 남편 도와 문제해결 해보길

인간이란 기본적으로 이상을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이상을 현실화할 수도 있는 능력을 갖춘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랬기 때문에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던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자동차 등과 같은 것들을 지금 누리고 있는 것이겠지요. 조금 더 편리한 세상을 꿈꾸고, 이상적인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분들에 의해 만들어진 현실일 것입니다. 그러니 이상적인 꿈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이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다만, 이러한 이상적인 꿈들이 현실적인 책임감을 바탕으로 하고 있느냐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정신분석학의 대가 프로이트의 제자이자 하버드대학 심리학 교수였던 에릭슨(Erik Erikson)은 40세에서 보통 65세까지 성인기의 발달 과업은 ‘생산성 대 침체성’이라고 하였습니다. 보통 생물학적으로 생산성은 자녀를 낳아 양육하는 것이지만, 직업적인 생산성을 통해 실제로 무엇인가를 창조하고, 혁신하고 그리고 보존하는 역할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중·장년기 성인들은 생산성을 통해서 인생의 중요한 측면을 다음 세대에게 전수하여 사회의 존속과 유지를 위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발달과업이 충족되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침체성에 빠지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침체성은 다음 세대를 위해서 자신이 할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자신에게만 빠져들다 보니 타인에 대해서는 관대하지 못하고 자신의 문제에 집착하게 된다고 합니다. 침체성에 빠진 분들은 인생을 지루하거나 따분하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때로는 불평불만이 많아지기도 하고, 매사에 비판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침체성에 빠진 분들이 개인적 욕구나 안위를 주된 관심으로 하는 자아도취의 상태에 빠져서 무한 이기주의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타인에게 충분한 관심을 표현하지 못하는 거절(rejection)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중·장년기는 연령대가 가지는 특성 때문에 젊음과 늙음이 공존하고, 남성성과 여성성이 공존하기도 합니다. 또한 사회적 참여와 고립이 공존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이 시기에는 젊은 시절의 자신의 모습을 고수할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적절한 방법을 찾고, 노화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게다가 중·장년기는 자신의 남성성과 여성성을 조화시켜야 합니다. 그러니 젊은 시절 살아온 방식과는 다른 성역할이 좀 더 필요해지기도 합니다. 특히 직업적인 업무와 대인관계에 대해서 객관적인 성취 정도와 그에 대한 주관적 느낌 간에 그 중요성도 재조정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즉, 객관적인 성취나 일 그 자체가 중·장년기 남성의 정서적인 주 관심사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누구라도 50대가 되면 인생 후반부의 삶의 구조를 재설계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래서 다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제부터 모두가 시작이니 남편분도 함께 새 출발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요즘 제2직업을 준비하는 분들이 워낙 많다 보니, 남편에게 좋은 멘토가 되어줄 분도 많으리라 봅니다. 또한 여러 단체에서 지원하는 제2의 인생 계획을 돕는 교육 프로그램을 참여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부인이 남편에 대해 조금 더 이해를 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는 용기를 내어보시기를 바랍니다. 영국의 한 시인은 ‘행복한 가정은 미리 누리는 천국’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부인의 노력은 언젠가 행복한 가정으로 보답 받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질문 보내실 곳 :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 32

sangdam@catimes.kr

황미구 원장 (상담심리전문가·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