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펀펀 사회교리] (69) 원수인 돈을 사랑하자 ③

백남해 신부(요한 보스코·마산교구 사회복지국장)rn마산교구 소속으로 1992년 사제품을 받
입력일 2018-05-08 수정일 2018-05-08 발행일 2018-05-13 제 3094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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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마태 6,24)
화폐질서 문제점 보완하려는 ‘대안화폐’ 사회운동도 존재
사람이 돈 만든 주인이지만 돈 가지려 싸움·살인 벌이기도

“신부님, 지난주에 말씀하신 ‘대안화폐’가 마음을 확 끕니다.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시죠.”

“그래요? 베드로씨가 인정이 살아있군요. 대안화폐는 기존 화폐질서의 문제점들(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 환경보호 등)을 보완하기 위하여 생겼습니다. 그래서 ‘대체화폐’라고도 부릅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대안화폐’는 사회운동적인 측면이 많습니다. 크게는 도시 단위로 할 수도 있고요. 작게는 가정에서 할 수도 있습니다. 아빠 생일에 아이가 돈으로 산 선물 대신 ‘어깨 주물러 드리기 5회’, ‘구두 닦아 드리기 3회’ 이런 심부름권을 드리잖아요. 그것도 큰 의미에서 일종의 ‘대안화폐’가 되는 것이죠. 한 도시가 ‘대안화폐’를 실시한 것은 대표적으로 1983년 캐나다 토론토 부근의 광산 마을 ‘코목스 밸리’에서 ‘마이클 린튼’의 제안에 따라 시작된 것이랍니다. 자, ‘대안화폐’는 이정도 하고요. 어른들 이런 말씀 많이 하시죠.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냐?!’ 맞는 말씀입니다. 돈 가지고 잘난 체하고, 돈으로 안 되는 것이 없다는 인식으로 뻐기는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말입니다. 아무리 돈이 좋고 대단해도 ‘돈은 사람보다 한 수 아래다!’ 이런 말이겠습니다. 그런데 과연 우리 현실도 그럴까요? 돈을 사람이 만들기는 했지만 과연 사람이 돈을 지배하거나 마음대로 할 수 있을까요? 사람이 돈의 주인이 아니라 돈이 사람을 부리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참 무서운 말로 ‘돈이면 귀신도 부린다’는 옛 말씀이 떠오릅니다.”

“그러게요 신부님, 돈 때문에 자식까지 팔아넘기고, 부모를 살해하기도 하고, 형제간에도 칼부림을 하고, 친구도 배신하는 것이 드라마나 소설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이라는 것이 가슴 아픕니다.”

“자, 이 악마의 친구인 돈을 성경에서는 뭐라고 말씀하고 있을까 살펴볼까요? 성경에 돈이나 재물에 관한 이야기가 꽤 많이 나옵니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돈이 인간 생활의 중요하고도 큰 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가톨릭 인터넷 굿뉴스’ 성경검색 창에 ‘돈’이라고 입력하면, 돈에 관한 검색어가 전체 448건이라고 나옵니다. 정말 많이 나오죠. 신앙인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입니까? 믿음(696건), 소망(15건), 사랑(1875건)이죠. 소망보다 돈이 더 많이 나온답니다. 성경 말씀 중에서 마태오복음 6장24절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한쪽은 미워하고 다른 쪽은 사랑하며, 한쪽은 떠받들고 다른 쪽은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는 말씀만큼 예수님께서 돈에 대하여 정확하게 밝히신 곳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200주년 기념 성서’ 번역을 보면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는 표현 중에서 ‘재물’을 ‘마몬’이라고 표현합니다.”

백남해 신부(요한 보스코·마산교구 사회복지국장)rn마산교구 소속으로 1992년 사제품을 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