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펀펀 사회교리] (68) 원수인 돈을 사랑하자 ②

백남해 신부(요한 보스코·마산교구 사회복지국장)rn마산교구 소속으로 1992년 사제품을 받
입력일 2018-05-01 수정일 2018-05-02 발행일 2018-05-06 제 3093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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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 낸 돈
사회적 신뢰 있어야 가치 인정

“베드로씨는 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신부님, 제발 어려운 질문 좀 쉽게 하지 마십시오. 사전에 보면 ‘돈은 일반적인 유통수단으로 사물의 가치를 나타내며, 상품의 교환을 매개하고, 재산 축적의 대상으로도 사용하는 물건이다’라고 하지 않습니까? 뭐 이런 거 물어 보시는 건 아니시죠?”

“아니 사전적 의미를 정확하게 말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하지만 좀 더 인문학적으로 말하면, ‘인간욕망의 무게, 인간욕망의 단위’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인간이 자급자족하던 고대 부족사회에서는 돈이 필요 없었습니다. 각자 잘 하는 일을 하면서 공동체에 기여하며 살면 되었습니다. 그런데 나라가 만들어지고 많은 사람이 모이고, 많은 물질 속에서 더 가지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돈을 만들어냅니다. 돈이란 것이 처음엔 교환 가능한 물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금, 은, 동, 철로 진화하고, 종이돈으로 바뀝니다. 이제는 신용 화폐가 대세죠. 거기다가 비트코인이니 하는 ‘가상 화폐’까지 등장했습니다.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미래에는 어떤 화폐가 나올까요? 2011년 개봉된 미국영화 ‘인 타임’에서는 시간이 돈으로 쓰입니다. 커피 한 잔에 4분, 권총 한 정에 3년…. 이런 식입니다. 부자는 다른 사람의 시간을 모아서 영원히 늙지도 죽지도 않습니다. ‘시간은 돈이다’라는 말을 우리는 씁니다. 실제 시급으로 돈을 계산하니, 시간이 돈과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냥 가만히 있는 시간이 돈이 되는 것은 아니죠. 무엇이든 돈을 주는 사람이 원하는 것을 할 때 시간이 돈으로 바뀝니다. 그리고 사회적인 신뢰가 형성 되어야 돈이 돈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개인인 내가 종이 한 장에 ‘돈’이라고 쓴다고 해서 돈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원하고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공인된 기관(조폐공사)에서 발행할 때 돈이 됩니다. 하지만 공인된 기관이라 할지라도 사람들의 믿음을 얻지 못하면 제대로 된 돈이 아닙니다. 짐바브웨 달러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2009년 초에 ‘100조 짐바브웨 달러’로 고작 계란 세 개를 살 수 있었습니다. 결국 자국 화폐 발행을 중단하고 미국 달러와 남아프리카 공화국 ‘랜드화’를 공식 화폐로 쓰기에 이릅니다. 돈이 사회적 신뢰를 잃어버리면 일어나는 극단적인 현상입니다. 이 이야기를 거꾸로 의미 주어보면, 내가 하찮게 여긴다면 돈은 아무 가치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돈 대신 내가 가진 재능을 기부하고 적립하였다가, 내가 필요할 때 다른 사람의 재능을 기부 받아서 생활하는 ‘대안 화폐’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 간의 정이 통하는 세상을 만드는 한 가지 방법이 아닐까요?”

■ 펀펀 사회교리 퀴즈 ■

펀펀 사회교리는 지난 한 달 동안 공부한 내용과 관련, 퀴즈를 드립니다. 힌트는 4월에 게재된 내용에 숨어 있습니다. 빈칸에 들어갈 알맞은 말을 찾아보세요.

1. OO가 없는 사랑은 무기력하거나 편향적이 되기 쉽습니다. (힌트 4월 1일자)

2. 개고기를 먹는 것은, OO를 기억하는 옛 전통에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힌트 4월 8일자)

정답을 5월 15일까지 우편엽서나 이메일로 보내주십시오. 정답자 가운데 추첨을 통해 소정의 상품을 드립니다. 주소와 연락처를 꼭 남겨주세요.

※보내실 곳 :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32(군자동)

<이메일> funfun@catimes.kr

·지난 퀴즈 정답· ① 성소수자 ② 시노드

·당첨자· 나한새(클라라), 이병희, 이현정(아녜스)

백남해 신부(요한 보스코·마산교구 사회복지국장)rn마산교구 소속으로 1992년 사제품을 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