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쇄신과 자비’ 멈춰선 안 되는 두 축

입력일 2018-05-01 수정일 2018-05-01 발행일 2018-05-06 제 3093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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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선출 5주년을 맞아 4월 28일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 지역교회 안에서의 수용과 도전’이라는 주제의 국제학술심포지엄은 교황이 몸소 보여준 교회 쇄신과 자비 실천 정신의 현 주소를 냉철히 진단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이번 심포지엄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는 지난 5년간 교황의 행보가 각 지역교회 특히 한국교회에 얼마나 투영됐고 현재는 어떤 모습으로 투영되고 있는지를 식별할 수 있는 근거들이 제시됐기 때문이다.

발제자들은 교황의 파격적인 행보를 불편해 하고 비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교황의 새로운 면모가 모든 이에게 선의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냉철한 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구체적인 발제 내용을 보면 미국의 경우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보수층과 진보적 성향을 보이는 이들 사이에서 교황에 대한 평가는 양극화돼 있었다.

주목할 발언이 있다. 안토니오 스파다로 신부(‘치빌타 카톨리카’ 편집장)는 “교황은 영적 권세와 세속적 권세를 혼동하지 않으며, 교회를 권력의 보증인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황이 상처 입고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 즉 변두리를 찾아가는 이유는 교황에게 ‘자비’는 선택의 핵심이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자비가 중심에 있기에 교회 쇄신을 지속할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교황은 4월 24일 거처인 성녀 마르타의 집에서 아침미사를 주례하며 “자전거는 움직일 때 균형을 잡아 안정적으로 나아갈 수 있고 멈추면 곧 쓰러지게 된다”고 비유했다. 미사 참례율이 20% 밑으로 떨어진 한국교회는 교황의 교회 쇄신과 자비 실천 정신이 멈춰 선 곳은 아닌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