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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음화 현장을 찾아서] 연무대본당 주임 유충현 신부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8-04-24 수정일 2018-04-25 발행일 2018-04-29 제 3092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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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 관심 끌어 숫자 늘리기보다 복음을 알고 감동받게 하는게 먼저”
천주교 훈련병 감소 우려에도 외적 수치에 연연하지 않고
훈련병 사목적 돌봄에 주력

유충현 신부(군종교구 연무대본당 주임)는 “논산 육군훈련소 훈련병 사목은 훈련병들에게 ‘종교적인 터칭(Touching)’을 주는 것이 중요하지 미사에 몇 명이 나왔는지, 영세자 숫자가 어떻게 되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유 신부는 “많은 분들이 연무대본당에서 이뤄지는 사목활동을 통계 수치를 가지고 평가하면서 영세자 수가 늘었는지 줄었는지를 놓고 사목활동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지만 훈련병들이 예수님으로 인해 감화되고 복음을 알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가치”라고 소개했다. 청년 선교의 황금어장이나 각축장으로 불리는 육군훈련소에서 연무대본당은 훈련병들에게 관심을 끌 만한 이벤트나 공연 등을 하지 않는다.

연무대본당의 ‘조용한’ 사목 방침을 대하는 일부 신자들은 “훈련병들을 끌어 모으는 활동을 안 하다가 다른 종단에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이에 대해 유 신부는 “종교적인 터칭(감동) 없이 성당을 찾아 온 인원들은 거품이 금방 빠지면 그것으로 끝”이라며 “연무대본당이 재미없다고 해서 선교에 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천주교가 그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없어지는 것이 옳을 수도 있지만 복음이 없어지는 것은 두렵다는 것이 저의 선교 철학”이라며 “교회는 복음을 선포하는 수단이면서 동시에 하늘나라로 가는 수단이지 교회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복음보다 내 교회, 내 종교를 더 우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가끔은 저 자신도 종교 외적인 것으로 훈련병들을 모아볼까 생각하지만 그럴 때면 하느님이 저에게 주시는 피드백으로 마음을 다잡게 된다”고 밝혔다.

유 신부는 “연무대본당을 선교의 최일선이라고 하는 이유는 영세자 숫자가 많아서가 아니라 육군훈련소에 들어와 천주교를 처음 만나는 인원이 많기 때문”이라며 “급격한 환경변화에서 혼란을 겪으면서 미사 강론을 듣고 큰 힘을 얻은 훈련병이 편지를 보내올 때, 군대 와서 신앙적으로 성숙해진 아들의 모습을 본 어머니가 감사 전화를 줄 때 성령이 활동하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