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지속적인 성소 위기, 해법이 필요하다

입력일 2018-04-24 수정일 2018-04-24 발행일 2018-04-29 제 3092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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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성소가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는 지적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다. 게다가 지난 십여 년간 이어져온 성소 감소의 추세를 보면, 유럽교회의 성소 위기 문제는 곧 우리의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교회의 성소 위기는 교구와 수도회를 막론하고 나타나고 있다. 최근 발표된 2017년 한국 천주교회 통계에 따르면, 2017년 새로 서품을 받은 사제의 수는 전년 대비 큰 폭의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의 추세와 비교해보면, 그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학생 수 역시 2009년 이래 꾸준히 내려갔고, 2017년에는 전년 대비 무려 7.2%나 감소했다.

특히 수도 성소는 그야말로 심각한 감소율을 보였다. 2017년 통계를 비롯해 그동안의 추세를 보면 여자수도회의 경우 전체 수가 감소하고 있으며, 그중 수련자 수는 현격하게 줄어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8년 533명이었던 여성 수련자 수는 2017년 303명으로 줄었다. 또 2012년과 2014년을 제외하고 해마다 수련자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

성소 위기는 양적인 측면뿐 아니라 질적인 측면도 포함한다. 적지 않은 교구와 신학교에서는 예비신학생들의 수적 감소와 함께 지원자들의 낮은 학업 성적을 문제점으로 지적해왔다. 급격한 세속화와 물질주의의 영향으로 성소를 직업적인 동기에서 선택하는 행태 또한 심각한 문제로 지적해왔다.

성소 위기를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한두 가지 측면만 돌아보고 지원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교회 전체 차원에서는 물론 각 본당과 가정에서부터 성소 증진을 위한 다양하고 심층적인 관심을 쏟아야 한다. 풍요로운 사제 성소와 수도 성소는 교회를 살찌운다. 하느님의 거룩한 부르심에 응답하고자 하는 성소자들을 격려하고, 그들의 삶을 증진시키는 것은 곧 교회 공동체 전체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