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요셉의원 선우경식 원장 선종 10주기 추모미사·음악회 열어

방준식 기자 bjs@catimes.krrn이소영 기자
입력일 2018-04-24 수정일 2018-04-24 발행일 2018-04-29 제 3092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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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흐를수록 남기고 간 ‘사랑의 향기’ 짙어져

19년간 상근 봉사자 공로패도 전달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에 있는 요셉의원 전경.

평생을 사회약자인 노숙자와 행려자들을 성심껏 진료하는 일에 바쳤다. 뇌출혈로 쓰러지기 바로 전날에도 그의 손은 의원에서 빈자들을 돌보고 있었다. 2008년 4월 18일, 병들고 가난한 이들에게 헌신하며 ‘빈자의 아버지’, ‘영등포 슈바이처’ 등으로 불리던 요셉의원 고(故) 선우경식(요셉) 원장은 그렇게 주님 품으로 돌아갔다.

그 후 10년, 선우 원장의 선종 10주기를 기리는 사람들이 4월 18일 경기도 양주시 길음동성당 묘원에 모여 추모 미사를 봉헌했다. 요셉의원 2대 원장이었던 이문주 신부(서울대교구 원로사목자)는 강론을 통해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은 희미해지기 마련이지만 선우 원장의 선행은 갈수록 세상을 환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철거민촌에서 의료봉사를 하던 선우 원장은 자선의료원이 상설 운영돼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하고 서울 신림동에 요셉의원을 세웠다. 1987년 8월 설립된 무료 자선병원인 요셉의원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부설 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1997년 5월 재개발로 인해 지금의 영등포역 부근 쪽방촌으로 이전한 요셉의원은 선우 원장의 나눔 정신을 31년째 지켜오고 있다.

선우 원장의 뜻은 분명했다. ‘가난한 환자들에게 최선의 무료 진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환자들을 위한 식사 나눔, 이발과 미용 서비스, 목욕서비스를 실시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가 떠난 뒤, 요셉의원은 2013년 ‘필리핀요셉의원’을 세워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빈민층을 돕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고(故) 선우경식 원장의 선종 10주기 추모미사가 4월 18일 오전 경기도 양주시 길음동성당 묘원에서 봉헌되고 있다.

그의 선종 10주기 추모 미사에는 요셉의원 봉사자와 후원자, 의료진 등 100여 명이 참례했다. 미사는 요셉의원 현 원장 조해붕 신부, 2대 원장 이문주 신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회장 박경근 신부, 한국 살레시오회 관구장 양승국 신부 공동 집전으로 봉헌됐다.

이날 미사 중에는 요셉의원에서 지금까지 19년간 상근 봉사한 윤희문(요셉)씨가 감사공로패도 받았다.

윤씨는 “선우 원장님은 남을 위해 자신은 항상 어려움 속에 사셨던 분”이라며 “그분의 겸손한 자세를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고 전했다.

선우 원장의 여동생 선우명식(68ㆍ헬레나)씨도 “오빠는 가난한 이들을 보면 자신의 일처럼 가슴 아파했고 누군가 도와달라고 손을 내밀 때 그 손을 뿌리치거나 이유를 따지지 말고 도와주라고 했다”면서 “평생을 남을 위해 산 사랑이 넘치는 분”이라고 말했다.

조해붕 신부도 미사 강론을 통해 “고인의 진한 삶이 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는 것 같다”며 “요셉의원은 선우 원장의 고귀한 삶을 본받아 고인의 뜻에 따라 나눔을 실천하는 분들이 있기에 지금도 운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추모미사 봉헌에 앞선 4월 16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는 선우 원장을 추모하는 선종 10주기 음악회가 열렸다.

방준식 기자 bjs@catimes.krrn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