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2017 한국 천주교회 통계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18-04-17 수정일 2018-04-17 발행일 2018-04-22 제 3091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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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대 신자수 줄어… 중간허리 얇아지는 한국교회
총인구 대비 신자 비율 11%… 2008년 이후 소폭 상승세
사회현상과 맞물려 교회도 고령화 “65세 이상 비율 18.4%” 
주일미사 참례율 계속 줄고 견진·고해 등 성사생활 ‘빨간불’
지난해 새사제 큰폭 증가했지만 1인당 사목 신자수는 비슷

한국 총인구의 11%는 가톨릭 신앙을 갖고 있다.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난 비율이다. 하지만 세례를 받는 비율은 크게 감소했다. 주일학교 학생 수도 줄고, 교회혼 비율도 여전히 감소 추세를 보인다. 반면 고령의 신자 수는 크게 늘었다. 이번 호에서는 교회 현황을 한 눈에 드러내 사목 자료로 적극 활용되는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17년도 결과를 종합 소개한다.

■ 신자 현황

총인구 대비 신자 비율이 11%에 올라선 것은 2017년이 처음이다. 한국교회 신자 수는 지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소폭이지만 지속적으로 상승해왔다. 하지만 그 증가율은 2008년 2.7%를 보인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2017년 증가율은 1.3%에 그쳤다.

지난 10년 동안 지역 인구 대비 신자 비율은 서울대교구가 가장 높았으며, 이어 청주와 제주교구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대교구의 2017년 지역 인구 대비 신자 비율은 15.0%다.

주민등록인구 대비 신자 비율이 연령이 높을수록 함께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는 것도 특징이다. 0~4세 주민등록인구 대비 신자 비율은 2.8%인데 비해 5~9세는 5.0%, 15~19세는 7.6%, 25~29세는 12.2%다. 또 60~64세는 14.6%, 80세 이상은 17.8%로 조사됐다.

남성과 여성 신자 비율은 여전히 차이를 보인다. 2017년 현재 한국교회 남성 비율은 42.5%이며 여성 신자 비율은 57.5%다. 특히 거의 전 연령대에서 여성 신자 비율이 더 높고, 80세 이상에서는 남녀 비율이 27.1%대 72.9%로 큰 차이를 보였다. 다만 20~24세 남성 신자 비율은 60.7%로 여성 39.3%에 비해 높을 뿐 아니라, 남성 전 연령대에 걸쳐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남성의 종교생활에서는 군대에서의 활동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자 현황에서 또 한 가지 관심있게 볼 통계는 65세 이상 노인 신자 비율, 즉 고령화 실태다.

신자들의 연령대별 비율 분포를 살펴보면, 아동·청소년 신자 연령기인 10~19세 인구는 전체의 6.6%를 차지할 뿐이다. 2012년 이후로는 30대와 40대 비율도 계속 줄고 있다.

반면 60대는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인다. 특히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전체 신자 중 65세 이상 신자 비율은 전년도 17.4%보다 더 증가한 신자의 18.4%로 집계됐다. 신자 수는 전년보다 7.2% 증가한 총 107만262명이다.

신자들이 서울과 수원, 인천, 의정부 4개의 수도권 교구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예년에 비해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 부분이다. 현재 전체 신자의 절반이 넘는 55.8%가 수도권 교구 소속이다.

■ 성사사목 현황

한 해 동안 세례를 받은 이들은 크게 줄었다. 2017년도에 세례를 받은 이들의 수는 총 9만6794명으로, 전년 대비 12.9%인 1만4345명이 감소했다. 총 영세자 수는 2010년부터 감소세를 보여 2014년 소폭 반등했었지만 이듬해부터 다시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에는 12.9%가 감소해 전체 수가 10만 명 이하로 떨어지는 상황이 됐다.

교구별 영세자 수도 군종교구를 제외한 모든 교구에서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주교구는 –17.8%, 전주교구는 –16.3%, 청주교구는 –14.5% 등의 비율을 보였다.

영세자 수를 연령대별로 분석해볼 때에도 75~79세를 제외하면 모든 연령대에서 전년 대비 영세자 수가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큰 비율로 감소한 연령대는 15~19세로 27.8%다. 20~24세는 25.1%, 30~34세는 15.4%가 줄어들었다.

성사혼과 관면혼을 포함한 교회혼의 건수도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어왔다. 한두 해 미세하게 증가한 바 있지만 곧바로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또한 2013년에는 교회혼 건수가 통계를 낸 이후 처음으로 2만 건 아래로 줄어들었으며, 2017년에는 1만5842건으로 가장 적은 교회혼 건수를 보였다. 통계청에서 해마다 발표하는 ‘혼인·이혼 통계’ 자료에 따르면 우리사회의 혼인 건수 자체도 지난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008년부터 2017년까지의 혼인 건수를 비교해보면, 사회혼은 19.3%가 감소했지만 교회혼은 39.5%나 줄어들었다.

견진·병자·성체·고해성사 등 모든 성사 비율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단 주일미사 참례자는 전년과 비교해 0.9% 증가한 113만599명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 수치 또한 총 신자 대비 주일미사 참례율로 환산하면 전체 비율은 전년보다 감소한 19.4%로 나타났다. 주일미사 참례율은 2010년 이후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주일학교 학생 수도 2008년 이래 지난 10년 동안 계속 감소세를 보여 2017년 현재 초등부는 전년 대비 1.2%, 중등부는 5.9%, 고등부는 9.2% 줄어들었다. 주일학교 대상자 중에 실제 참여하고 있는 비율은 초등부가 62.3%, 중등부가 32.6% 수준이었다. 게다가 고등부에서는 대상자의 16.1%만이 주일학교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성직·수도자 현황

한국의 성직자는 추기경 2명을 포함해 주교 42명, 한국인 신부 5160명, 외국인 신부 158명 등 총 536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에 비해 159명 증가한 수다.

새로 서품된 교구 소속 신부 수는 해마다 증가세와 감소세를 번갈아 보이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줄어드는 추세를 나타냈다. 다만 지난해 사제 수품자 수는 전년 대비 33.9%의 증가율을 보여 2009년 이후 가장 많은 새 신부가 탄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구 신부 1인당 사목하는 평균 신자 수는 1326명으로, 전년도 1347명에 비해 큰 차이를 보이진 않았다.

교구 신부들의 연령별 분포를 살펴보면 35~39세의 사제 수가 15.6%로 가장 많다. 하지만 65세 이상 사제들의 비율도 12.4%로 늘어 교회 내 고령화가 신자뿐 아니라 성직자 사이에서도 꾸준히 진행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65세 이상 사제 비율은 2013년 10.1%가 된 이래 계속 증가해 2016년에는 11.7%의 비율을 나타냈다.

한국교회 수도자는 총 167개 수도회 1만1736명이다. 특히 2017년 남자 수도자 수는 지난 10년 동안의 통계와 비교해 가장 많은 수를 보였지만, 여자 수도자 수는 2011년 이래 가장 적은 수로 나타났다. 비율로 보면 남자 수도자는 전년 대비 1.9% 증가한 반면 여자 수도자는 0.3% 감소했다.

이들 수도자는 2017년 현재 사회복지기관과 교육기관, 교회 및 의료기관에서 활동 중이다. 그중 여자 수도자들의 선교사목 분야별 현황에서는 전교활동이 30.5%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한국교회가 해외에 선교사를 파견한 나라는 총 82개국으로 전년보다 3개국 증가했다. 파견 선교사 수도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그 중 교구 신부 파견은 113.5%의 증가율을 보이기도 했다. 한국인 선교사가 가장 많이 활동하는 국가는 필리핀으로 109명이다.

한편 전국 본당 수는 2017년 현재 1734개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