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주기적으로 슬럼프에 빠집니다

황미구 원장rn(상담심리전문가·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
입력일 2018-04-10 수정일 2018-04-10 발행일 2018-04-15 제 3090호 17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스스로 비난하거나 성급하게 벗어나려 애쓰지 마세요

【질문】 주기적으로 슬럼프에 빠집니다

항상 그렇지는 않은데, 주기적으로 슬럼프에 빠집니다. 그럴 때에는 매사에 의욕이 없고, 일상적으로 하던 일들, 즉 식사나 취미 생활, 산책, 일하는 것에도 의욕을 잃고 그 모든 것이 의미 없게 느껴지곤 합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 상태로 되돌아오긴 하지만 그렇게 슬럼프에 빠질 때마다 너무 힘이 듭니다.

【답변】 스스로 비난하거나 성급하게 벗어나려 애쓰지 마세요

개인이 성취를 위해 운동이나 학습에서 어떤 훈련이나 연습을 반복함에도 효과가 없고 실제로 나타나는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때를 보통 슬럼프라고 합니다. 대개 슬럼프는 과중한 과업 스트레스 때문에 개인의 신체적, 심리적인 균형이 깨져서 발생합니다.

인터뷰 기사에서 야구의 추신수 선수, 골프의 박인비 선수, 스피드 스케이팅 이상화 선수 등이 과거 슬럼프를 혹독하게 경험했다고 토로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유명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스스로 슬럼프라고 호소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슬럼프가 오면 특별한 이유 없이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나기도 하고, 모든 것이 귀찮고 점차 의욕도 사라집니다. 또한 밤잠을 설치거나 주의 집중력이 떨어져 건망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대인기피증이 생겨 혼자 있고 싶어지기도 하고, 다소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술에 의존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심각한 경우에는 우울증에 빠지기도 합니다.

흔히들 슬럼프에 빠져있는 분들을 보면 자신이 실수한 것에 집착한다든지, 뭔가 성과를 잘내고 있는 동료와 비교해서 상대적인 좌절감을 느낀다든지,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서 과도하게 자신의 문제점에만 골몰하다보니 정작 창의적이고 발전적인 생각을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슬럼프에 빠져있는 자신을 스스로 비난하기 보다는, 우선 좌절하고 있는 자신에 대해 충분하게 공감해주면 좋겠습니다. 그 다음에는 왜 슬럼프가 찾아왔는지 원인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유독 운동선수나 연예인들이 슬럼프에 취약한 것을 보면, 매번 대중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야만 미래가 보장되기 때문에 항상 잘해야 한다는 불안이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항상, 언제나 늘, 매일’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아마도 대부분 슬럼프에 빠져 있는 분들은 빨리 슬럼프에서 빠져 나오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이 오히려 자신을 무리하게 밀어붙이기 때문에 슬럼프의 깊은 수렁에 다시 빠지게 되는 역설을 만드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운동선수들이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 중 한 가지가 ‘이미지트레이닝’이라고 합니다. 즉 자신이 잘한 경기 영상을 다시 보거나 즐거웠던 장면을 떠올리고, 그 당시 느꼈던 감정을 다시 한 번 느껴보게 한답니다.

1등을 하게 되면 인터뷰를 할 때 어떻게 말을 할지 생각해보게 하고, 자신의 성공에 대한 기사를 낸다면 어떻게 나가기를 바라는지 미리 생각해보게도 한답니다. 일종의 ‘자성예언’ 같아서, 자신에 대한 어떤 긍정적인 예언이나 생각이 이루어질 거라고 믿음으로써 그 믿음 자체에 의한 피드백을 통해 스스로 행동을 변화시켜 그 믿음이 현실에서 이루어지게 하는 예측을 말합니다.

‘천재들도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도 인생을 즐기면서 사는 사람들을 이길 수 없다’고 했습니다. 즐기면서 사는 사람들을 이기려면, 슬럼프에 빠져 있을수록 인생을 즐기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슬럼프에 빠져있다고 그 또한 영원하지 않으리라는 것도 우리 모두는 알고 있습니다.

슬럼프인 오늘도 사실 우리 인생에서 평범한 하루일지도 모릅니다. 너무 성급하게 슬럼프에서 벗어나려고 하기 보다는 여유를 가져보면 좋겠습니다.

※ 질문 보내실 곳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 32

[e-mail] sangdam@catimes.kr

황미구 원장rn(상담심리전문가·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