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서울 광희문성지 순교자현양관 축복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8-04-10 수정일 2018-04-10 발행일 2018-04-15 제 3090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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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문, 하느님 향한 영원의 문이 되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오른쪽에서 네 번째)과 사제단이 4월 8일 오전 서울 광희문성지 순교자현양관 축복식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서울 광희문성지(담당 한정관 신부)는 4월 8일 오전 서울시 중구 퇴계로 348 현지에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광희문성지 순교자현양관’ 축복식을 열었다.

광희문성지에 순교자현양관이 세워짐으로써 광희문성지를 순례하는 신자들이 성지에서 편안히 기도하고 미사도 드릴 수 있게 되면서 광희문성지는 순교성지로서의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축복식에는 조광(이냐시오)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최창식 중구청장 등 200여 명의 교회 안팎 인사들이 몰렸다.

염 추기경은 축복식 미사에서 “조선시대 4소문의 하나였던 광희문(光熙門)은 기쁨의 문을 뜻했지만 순교자들의 시신이 버려지는 죽음과 절망의 문이었다”며 “이제 광희문은 모든 것을 딛고 넘어서 주님의 품과 하느님 나라로, 영원으로 향하는 문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고통스럽고 분열된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광희문성지 순교자현양관 축복은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한정관 신부 역시 “광희문성지 순교자현양관 축복으로 광희문성지는 더 이상 비통한 지하 무덤이 아니라 하늘에서 내려오는 따스한 은총과 축복의 햇살을 받으면서 죽은 이와 산 이가 기도하는 속에 일치하며 신자와 비신자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참된 부활의 현장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축복한 광희문성지 순교자현양관은 연면적 149.83㎡에 지상 4층 규모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1층에 로비와 안내실, 2층에 사제 집무실과 접견실, 3층에 전시실(예정), 4층에 성당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성당 천장을 원형 유리로 처리해 실내와 실외를 연결시켜 순교자 정신이 지상에서 하늘로 올라간다는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광희문성지는 오랜 세월 ‘잊힌 성지’로 여겨져 오다 지난해 11월 열린 학술 심포지엄에서 광희문성지 밖에 버려지거나 묻힌 순교자 794위 명단이 밝혀지면서 성지 실체가 드러났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