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탈렌트를 받은 사람들] 피아니스트 한상일

권세희 기자
입력일 2018-04-10 수정일 2018-04-11 발행일 2018-04-15 제 3090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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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는 마음으로 연주하며
 진심 전하는 음악인 되고 싶어”

“늘 기도하는 마음으로 연주에 임한다”면서 “앞으로 진실성 있는 음악인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피아니스트 한상일씨.

무대 위에서 연주에 열중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혹자는 뿜어져 나오는 자신감과 열정이 오롯이 느껴진다고 평하기도 한다. 그러나 평소 모습은 ‘엄격함’이 주를 이룬다.

스스로 끝없이 단련하며 음악인의 길을 걷는 피아니스트 한상일(스테파노·서울 논현동본당)씨는 무대에 오를 때면 ‘주님의 뜻에 모든 것을 맡기겠다’고 다짐한다.

그는 “음악을 하기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연습에 매진하고, 평소 엄격하게 사는 편이지만 막상 무대에 오를 때는 공연이 성공적이든 아니든 모든 것을 믿고 맡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씨는 중학교 시절 젊은이의 음악제로 데뷔해 2002년 부산 음악 콩쿠르, 2005년 KBS 서울 신인 음악 콩쿠르 등 국내 주요 콩쿠르에서 음악계의 재목으로 주목 받았다. 2005년 에피날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혜성같이 세계무대에 등장했다. 당시 ‘그의 연주는 매력적인 힘을 가지고 있고 마치 오케스트라를 연상시킨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아울러 독일의 뉘른베르크 음악대학 최고연주자과정에 진학해 음악적 깊이를 더했다.

다른 음악가들과 달리 비교적 짧은 독일 유학, 그리고 한국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는 탓에 ‘국내 순수파’라고 불리기도 하는 그는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차근히 구축해가고 있다.

최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이우일씨와 ‘젠틀 듀오 리사이틀’ 정기투어 공연을 마쳤다. 이외에도 국내와 해외의 콩쿠르를 거쳐 활발히 활동하며 예정된 공연들도 줄지어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큰 공연은 물론이고 작은 공연에 나설 때도 한씨는 집을 나서기 전 꼭 예수상 앞에서 ‘기도’를 바친다. 기도로 인해 실수가 생기더라도 겸허히 받아들이는 법을 배운다는 게 그의 말이다.

한씨는 자신에게 있어 음악과 종교는 같다며 늘 ‘갈망하는 존재’라고 덧붙였다.

“내려놓음으로써 오히려 더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 주님 안에서 힘을 받고, 연주하려고 노력한다”며 “연주하는 순간에 긴장도 되지만 신앙의 힘으로 편안하게 내려놓고 집중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요셉마리)씨를 언급하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음악인으로 살아가는데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시는 선생님을 보며 반이라도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앞으로도 스스로의 모습을 음악에 녹이고 스며들 수 있게 하는 음악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하느님께 받은 탈렌트로 ‘진심’을 전하는 연주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저는 무엇보다 진실성 있는 연주자로 남고 싶습니다. 솔직한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전하고 제가 전달하는 진심이 관객들의 마음에 깊게 남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권세희 기자 se2@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