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화가’로 불리는 방혜자(혜자, 惠子, enfant de grace·81) 화백의 스테인드글라스가 프랑스 샤르트르 대성당에 설치된다. 방 화백의 작품은 샤르트르 대성당 옛 종교참사회의실에 만들어지는 4개의 창을 꾸미게 된다. 대성당 측은 공모와 6개월의 심사 과정을 거쳐 지난달 최종적으로 작가를 선정했다. 이에 따라 빠르면 올해 안에 샤르트르 대성당에서 그의 작품을 볼 수 있게 됐다.
샤르트르 대성당은 프랑스 고딕예술을 대표하는 건축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특히 12~13세기에 만들어진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를 잘 보존하고 있는 곳으로 더욱 유명하다. 대성당측은 이러한 전통을 지키기 위해 올해 11월 보수 공사를 마치고 성당 박물관으로 사용하게 될 옛 종교참사회의실에도 스테인드글라스를 설치하기로 했다. 방 화백은 독일 페테르스 스테인드글라스 공방의 초대로 함께 응모했다.
새로 설치할 스테인드글라스의 규모는 세로 4m26㎝, 가로 1m62㎝에 달한다. 방 화백은 작품 전체에 ‘빛은 생명이요, 기쁨이며 평화’라는 메시지를 담는다고 밝혔다. 각각의 창에는 ▲빛의 탄생 ▲생명, 빛의 숨결 ▲사랑, 빛의 진동 ▲평화, 빛의 노래 등을 표현한다. 샤르트르 대성당의 기존 스테인드글라스가 주로 청색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푸른 빛의 향연과 같이 청색을 섬세하게 배색한 점도 돋보인다.
방 화백은 “빛의 작은 점 하나를 그리는 것은 사랑과 기쁨, 평화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빛에서 시작해 빛으로 돌아가는 존재예요. 빛은 생명을 상징합니다. 빛은 생명의 원천이고 빛이 없으면 우주도 존재할 수 없죠. 또 생명체들은 서로 사랑하고 생명체들이 서로 사랑하면 평화가 오잖아요. 이러한 마음을 담은 작품입니다. 성경도 빛에 대해 말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