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생활성가의 기쁨] 김용주씨 (하)

신동헌 기자
입력일 2018-04-03 수정일 2018-04-03 발행일 2018-04-08 제 3089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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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께 배운 ‘하느님 사랑’ 노래로

■ 내 어머니의 신앙

“하느님을 떠나지 마라 그분은 네 곁에 계신다”

2016년 아버지가 하늘나라로 떠나시고 홀로되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김용주(스테파노)씨는 곡을 만들었다. 어머니를 통해 물려받은 신앙을 기억하고 모든 사람에게 전하고 싶다는 마음에서였다.

“아버지는 저희가 어렸을 때 성당에 갔다 오면 심하게 혼내셨어요. 어머니가 아니었으면 성당에 나가지 않았을 거예요. 혼나면서까지 성당에 나가고 싶지는 않았었거든요. 아버지의 화와 자녀의 짜증을 한꺼번에 견뎌야 했던 어머니는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혼배성사 때 ‘하느님께서 주실 자녀를 사랑으로 받아들이고 그리스도와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그들을 기르겠다’는 서약을 한다. 자녀에게 신앙을 알려주는 것은 그리스도인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마땅하다 해서 쉬운 일은 결코 아니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반대와 저희의 투정에도 묵묵히 인내하며 기도하셨어요. 어머니께 ‘어떻게 버틸 수 있었는지’ 물어본 적이 있어요. 어머니께서는 당신이 체험한 하느님의 사랑을 자녀들에게 꼭 전하고 싶었다고 말씀하셨어요. 그 사랑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이죠.”

‘내 어머니의 신앙’ 녹음 앞두고 어머니께 조심스레 부탁드렸다. “엄마, 엄마의 목소리가 이 성가에 담기면 좋겠어요.” 어머니는 아들의 요청에 흔쾌히 답했다. “그러자”

“어머니께서 당신의 목소리가 들어가 있어 쑥스러우실 텐데 주변에 많이 알려주세요. 홍보하기 위함이 아니고 이러한 내용을 많은 어머니들이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렇게 하시죠. 세상 모든 어머니는 자녀에게 좋은 것만을 주고 싶어 하시죠.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은 하느님의 사랑 아닐까요?”

■ 사랑한다 아들아

“사랑한다 아들아 네가 어디 있든지 무얼 하든지 언제나”

어릴 적 아버지는 엄하고 무서운 분이셨다. 대화다운 대화를 나눠본 적도 없었고 매번 혼나기만 했다. 점점 서먹해지고 그런 관계가 익숙해져갔다. 그러던 중 아버지에게 화해를 청할 기회가 왔다.

“청년성서모임 창세기 연수 중 그룹 나눔 봉사를 하게 되면서 아버지와의 관계를 글로 정리해 봤었어요. 그 글을 보신 신부님께서 ‘아버지와 화해를 하는 것이 나눔을 완성할 수 있는 길’이라 조언해 주셨죠. 그 말씀에 용기를 내어 아버지를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솔직한 저의 심정을 말씀드렸습니다. 아버지가 어려웠고 무서웠다고. 묵묵히 이야기를 듣던 아버지께서는 ‘미안하다’는 말씀을 해 주셨죠. 그렇게 아버지와 화해할 수 있었고 세례도 받으셨어요. 정말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때의 마음을 담은 곡이 ‘사랑한다 아들아’이다. 표현하지 못해도 이미 고백하고 있는 아버지의 사랑과 외치고 있어도 듣지 못하는 아들의 마음을 담았다. 하느님을 통해 아버지를 이해하고 다시 아버지께 사랑한다고 말하는 아들의 진솔한 고백이 담긴 곡이다.

신동헌 기자 david0501@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