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장 바니에 - 언제나 우리와 함께」- 소외된 이들 사랑하며 평생을 바치다

권세희 기자
입력일 2018-03-20 수정일 2018-03-20 발행일 2018-03-25 제 3087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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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소피 콩스탕 지음/고선일 옮김/340쪽/1만5000원/도서출판 톨

장애인 공동체 ‘라르슈’ 설립한 장 바니에 일대기 다룬 책
종교인으로서 면모 감동 전해
아름다움은 외적인 것에서 온다고 한정하기 쉽다. 그러나 진정한 아름다움은 모든 이들이 갖고 있다. ‘장 바니에’는 모든 사람, 특히 약한 이들 가운데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장애인 공동체 라르슈를 시작했다. 그의 일대기를 다룬 책 「장 바니에 - 언제나 우리와 함께」가 출간됐다.

이 책은 저자 안 소피 콩스탕이 장 바니에를 가까이서 지켜보고 강연과 인터뷰, 라르슈 공동체 사람들의 증언을 담아 펴낸 책이다.

머리말에서 저자는 “이 이야기는 여러 면에서 좀 비현실적으로 보인다”라며 “적어도 평범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한다. 장 바니에의 삶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향하는 행선지와 다르다는 점이 그렇다. 그는 한 평생을 장애를 가진 이들, 모욕받는 이들, 우리 사회에서 낮은 위치를 차지하는 이들에게 쏟았다. 그는 그들 가운데서 아름다움을 보았고 자신이 느꼈던 사랑과 아름다움을 다른 이들에게까지 전파했다.

이 이야기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어떤 울림을 줄 수 있을까. 바로 옆집에서 어떤 사람들이 사는 지도 모르는 지금, 어쩌면 이질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의 삶을 따라가면 종교인으로서 걷고자 했던 길, 그리고 한 개인으로서 끼치는 영향력을 깨닫는다.

장 바니에는 캐나다 총독의 아들이자 해군 장교였다. 예정대로라면 탄탄대로의 삶을 살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1964년 8월, 프랑스 트로슬리에 집을 구하고 지적 장애인 2명을 데려와 생활한다. 그것이 ‘노아의 방주, 두 세계 사이에 놓인 다리의 아치’라는 뜻을 가진 라르슈 공동체의 시작이다. 그는 장애를 가진 이를 만나고 그들의 참담한 현실을 깊게 받아들였다. 이후 부와 명예보다는 겸손과 사랑으로 약한 이들을 보듬기 시작했고, 프랑스 남부와 캐나다, 인도, 영국, 온두라스 등 매우 다양한 사회와 문화 종교적 환경에서도 수많은 공동체가 탄생했다. 아울러 하느님을 사랑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따라가는데 평생을 바쳤다. 그의 신실하면서도 헌신적인 삶은 한 명의 신앙인으로서, 또 개인으로서 나아갈 길을 돌아보게 만든다. 장 바니에의 삶과 신앙을 조망하며 부활을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는 것도 좋을 듯하다.

권세희 기자 se2@catimes.kr